칠곡 폐황산 유출사고
긴급 안전안내문자에
대피장소 빠져 있어 ‘혼란’
발송 시간도 36분 늦어
불안에 떤 주민들 ‘분통’

“대체 안전한 곳이 어디입니까”

지난 7일 칠곡군이 폐황산 유출사고와 관련해 보낸 긴급 안전안내문자를 받은 주민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칠곡군은 사고가 발생한 후 “황산탱크 가스유출. 주민들은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세요”라는 긴급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

하지만 어디로 대피하라는 내용이 없어 문자를 받은 주민들은 가스누출의 다급한 상황에서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큰 혼란을 겪었다. 또 사고 발생 후 소방서가 출동한 시각이 오후 6시 6분이였지만, 정작 대피 안내문자는 36분이나 지난 6시 42분에 발송했다.

이에 대해 칠곡군은 “사고 직후인 6시 11분에 상황을 보고 받고 현장으로 출동했으며, 25분께 소방서로부터 주민 대피령 협조 요청을 받고, 경북도 상황실에 보고한 뒤 승인요청을 거쳐 42분께 주민대피 안전안내문자를 발송했다”고 해명했다. 결국, 칠곡군은 주민들의 생명이 위급한 상황에서도 상급기관 보고 절차를 지키느라 주민대피 문자를 늦게 발송한 셈이다. 군민의 생명이 촌각을 다투는 위급한 상황에서 36분이나 지체된 대피안내는 행정기관이 군민의 안전을 외면한 안일한 행정이란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칠곡군은 사고 이후 총 4번에 걸쳐 주민들에게 안전안내문자를 발송했으나 대피장소와 대피요령에 대한 내용은 일체 없었다.

칠곡군 관계자는 “안전사고 대응 메뉴얼이 있긴 하지만 안전사고 발생에 있어 주민들에게 어디로 대피하라는 구체적인 내용이 있는지는 정확하게 잘 모르겠다”면서 “아마도 문자 내용이 60자 이내로 해야하다보니 대피 장소에 관한 내용이 빠진 것 같다”는 다소 엉뚱한 답변을 내 놓았다.

칠곡군의 이러한 안전불감증으로 주민들은 하루 종일 불안에 떨어야 했다. 사고 인근지역 주민 A씨(42)는 “거동이 불편한 노모를 모시고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한참을 헤맸다. 얼마나 불안에 떨었는지 모른다”면서 “대피문자를 보내면서 어디가 안전한 곳인지 안내도 하지 않는 것이 말이 되는냐. 문자 하나에 내용을 다 넣지 못하면 문자를 한번 더 보내면 되는 것인데 왜 그걸 안하는 건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다른 주민 B씨(50)는 “사고가 발생한게 6시 6분인데 대피문자를 30여분 뒤에 보내는게 말이 되는냐”며 “만약 유독성 가스가 유출되었다면 칠곡군은 주민들이 다 죽고 난 뒤에야 문자를 보낸 것 아니냐.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면서 분통을 터뜨렸다.

칠곡/김락현기자

    김락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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