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 연속 물량 줄었지만
아직도 2천가구나 웃돌아
전국지자체 중 최상위 차지
준공후 미분양 비율도 8%

▲ 오는 12월 준공 예정인 포항시 남구 오천읍 서희스타힐스 공사현장.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포항시가 23회 연속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선정됐다. 포항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미분양관리지역 제도를 시작한 2016년 10월부터 단 한 차례도 미분양 꼬리표를 떼지 못했다.

이런 지역은 포항을 비롯해 경기 안성시, 충북 청주시, 경남 창원시 등 전국 4곳뿐이다. 포항지역은 지난해 11월부터 7개월 연속으로 미분양가구 수가 조금씩 줄어들고 있지만, 아직도 2천 가구를 웃돌고 있어 미분양 늪을 빠져나오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5일 포항시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포항지역 미분양아파트는 2천55가구로, 전월(2천108가구)보다 2.5% 감소했다. 포항지역 미분양아파트는 지난해 11월 2천470가구로 정점을 찍은 후 꾸준히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해 12월 2천425가구, 올해 1월 2천314가구, 2월 2천221가구, 3월 2천170가구, 4월 2천131가구, 5월 2천108가구, 6월 2천55가구 등 7개월 연속 감소했다.

포항은 표면적으로 미분양이 감소하는 고무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미분양가구 수로는 전국 지자체 중 최상위를 차지하는 등 상황이 녹록지 않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비율도 6월 말 기준 7.9%나 차지해 여전히 관리가 필요한 실정이다.

포항은 쏟아진 아파트물량도 문제지만, 지난해 포항을 덮친 지진이 아직도 지역 주거생태를 뒤흔들고 있다. 특히 진앙이었던 북구지역은 신 주거단지로 주목받으며 아파트물량이 쏟아진 흥해읍을 중심으로 11개 단지 1천606가구(6월 말 기준)가 미분양으로 남았다. 포항지역 미분양 80%가량이 북구에 몰린 셈이다.

미분양이 가장 많은 단지는 북구 두호동 두호 SK VIEW 푸르지오로 657가구 중 무려 508가구가 아직 주인을 찾지 못했다. 장성푸르지오도 1천500가구 중 426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았고, 흥해읍 초곡 화산 살례(553가구 중 199가구), 우현동 우방아이유쉘 센트럴(478가구 중 173가구), 흥해읍 초곡 계룡 리슈빌(646가구 중 100가구), 초곡 지엔하임(558가구 중 57가구) 등의 순으로 미분양이 많았다. 장성동 경성홈타운 스위트는 74가구를 분양했지만 준공된 후에도 60가구가 비어있다.

북구지역 한 부동산중개사무소 소장은 “하필 아파트물량이 쏟아질 때 지진이 발생해 지역 부동산시장이 얼어붙었다”면서 “아파트 시행사들은 아무리 미분양이 많아도, 기존 입주계약자들 눈치를 보느라 가격을 낮추거나 혜택을 더 주지 못하는 진퇴양난의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전국 미분양관리지역은 총 22곳이다. HUG는 제23차(7월 말 기준) 미분양관리지역으로 경기 화성·평택·김포·안성 등 수도권 4곳과 경북 포항·경주·구미·김천·안동 등 지방 18곳이다.

미분양관리지역은 미분양주택 수가 500가구 이상인 시·군·구 중에서 미분양이 증가하거나 미분양 해소가 저조할 때, 미분양이 우려될 때, 모니터링이 필요할 때 등의 이유로 선정된다.

지난 6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 6만2천50가구 중 미분양관리지역의 미분양 주택은 61.3%에 해당하는 3만8천8가구다. 미분양 관리지역에서 주택을 공급할 목적으로 사업부지를 매매할 경우 분양보증 예비심사를 받아야 한다. 예비심사를 받지 않으면 분양보증이 거절될 수 있다. 또 미분양 관리지역에서 공급 과잉으로 인한 HUG의 리스크 관리를 위해 미분양 관리지역 사업장은 분양보증료를 5% 할증한다.

자금 조달을 어렵게 해 민간 기업이 신규 주택사업을 추진하는 속도를 늦추게 하려는 의도다.

/안찬규기자 ac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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