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수운잡방 연구소’ 연말 준공
발효실·조리실·전시실 등 갖춰
종가음식 체험상품 등 개발키로

▲ 500여 년전 김유 선생이 저술한 안동 종가음식 조리서 ‘수운잡방’. /안동시 제공

[안동] 안동시가 지역 종가음식 조리서 수운잡방(需雲雜方)을 활용한 산업화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시는 지난달 31일 전통문화유산에 대한 지역민 자부심과 한식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수운잡방 체험관’을 이전 신축한다고 밝혔다.

시에 따르면 현재 규모가 협소한 안동시 태화동 이육사 생가 부근에 있는 ‘수운잡방 연구소’를 10억원을 들여 와룡면 태리로 옮겨 신축하는 공사가 올해 말 시작된다.

종가음식 문화의 맛과 멋을 함께 체험할 수 있는 수운잡방 체험관은 지상 1층의 연면적 310㎡ 규모다. 이곳에 음식체험관을 비롯해 발효·숙성실, 조리실, 교육실, 홍보·전시실 등을 갖춰 종가음식 체험 공간으로 활용한다.

홍보·전시관은 수운잡방에 나오는 술과 음식을 전시한다. 발효·숙성실에선 술과 식초, 장류 등을 만드는 과정을 볼 수 있다.

교육관은 수운잡방 내용과 관례, 향음주례(鄕飮酒禮·고을 유생이 모여 향약을 읽고 술을 마시며 잔치하는 일) 등을 가르치는 공간으로 활용한다.

시는 체험관을 완성하면 관광객과 시민이 전통 조리서에 나오는 음식을 직접 만들고 맛보며 한식과 종가음식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특히 수운잡방에 나오는 방식대로 술이나 식초 등을 만들어 상품화하는 것도 검토하기로 했다. 관광 상품도 개발해 체험관 활성화 방안도 찾는다.

안동 전통 조리서 수운잡방(경북도 유형문화재 제435호)은 1500년대 초 탁정청 김유(1491~1555년) 선생이 저술한 책이다. 이 책은 1670년을 전후해 한글로 쓴 ‘음식디미방’보다 100년 이상 앞서 발간돼 현존 최고(最古) 요리서로 꼽힌다.

‘수운(需雲)’은 격조 있는 음식 문화를 뜻한다. ‘구름 위 하늘나라에서는 먹고 마시며 잔치와 풍류로 군자를 대접한다’(雲上于天需君子以飮食宴樂)는 ‘역경(易經)’ 구절에서 유래했다.

수운잡방에는 장 담그는 법과 우유와 쌀을 끓여 만드는 ‘타락죽’, 솔잎으로 빚은 전통주 ‘송엽주’, 안동 마와 쇠고기를 참기름에 볶아 엿물을 부어 만든 보양식 ‘서여탕’, 쇠고기로 만드는 국수 ‘육면’, 영계 다리를 참기름에 볶아 솥에서 졸인 뒤 산초가루 등으로 풍미를 더한 ‘전계아’(煎鷄兒), 꿩고기를 넣어 만든 물김치 ‘치저’ 등 200여 가지 요리법이 수록됐다.

시 관계자는 “종가음식의 체험·교육 공간이 마련되면 지역을 대표하는 한식브랜드의 가치를 높일 뿐만 아니라 수운잡방 문화 콘텐츠 활성화로 ‘문화도시 안동’ 만들기에도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손병현기자why@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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