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정 선

님은 어디쯤 오고 있을까

후미진 산기슭에서 피고지고

향기 발하여 기다리던 나

거역 못할 자연 앞에서

단내 나도록 입 다물고

때로는 견딜 수 없는 외로움에

하르르 떨고 있는 나

언제쯤 올까 님은

지칠 수 없는 그리움으로

다소곳이 기다리는 나

누구의 발길도 시선도 가 닿지 않는 곳에서도 꽃은 핀다. 아무도 봐주지 않는다 하더라도 꽃은 최선을 다해 제 빛깔과 향기를 발산하는 것이다. 시인의 눈과 마음은 그런 무명의 야생화에서 간절한 그리움과 기다림의 목소리를 듣고, 그 외로움에 깊이 공감하며 꽃을 보고 있는 것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