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종 인
이제 그만 잠행의 세월은 마감하자
가도 가도 끝없는 망망대해
물밑 깊이 찾아다녀 보지만
사랑은 보이지 않고
아득하고 막막함이여
아스라이 수평선을 넘어가면
또다시 나타나는 거대한 바다
내 속에 있는 끝없는 욕망으로
물밑 잠행의 세월이 너무 길었네
몸속 한 방울의 물까지 다 내뿜어
은빛 분수로 솟아오르자 사랑이여
번번이 검은 물속에 곤두박하고 마는데
이제 그만 잠행의 세월은 청산하자
비겁과 안일과 욕심과 이기
또 무슨 말로써 수사가 필요하리
솟구쳐 올라 분수처럼 떨어져 온몸 다
저 치열한 바다에 던지자
사랑이여
오직 이 땅의 참교육 실현을 위해 투신하다 교단을 떠나온 시인이 부르는 희망을 노래를 듣는다. 고래를 얘기하면서 치열한 현실인식의 시 정신을 보여주고 있다. 어둡고 절망적인 바다 속에서 고래는 끝없는 욕망으로 희망을 호흡하며 망망대해를 유영하고 있는 것이다. 시인은 현실속의 거대 자본주의와 제국주의의 야만성과 폭력성을 고발하면서 그 속에도 고래처럼 치열하게 현실을 뚫고 나가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음을 본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