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생명과 재산을 함부로 하며, 쓰레기로 먹거리를 만들어 팔고 있는 현실이니, '사람이면 다 사람인가,

사람이 사람다워야 사람이지(人人人人人)'라는 말이 더욱 실감난다.

사람의 탈을 쓴 사람은 많아도 진정 참 사람은 극히 드물다. 참으로 사람이 없는 세상이다.

옛날 소크라테스(Sokrates)가 아테네(Athene)의 네거리에 서서, 한낮에 램프를 켜 들고 무엇인가를 열심히 찾고 있었다. 옆을 지나던 제자가,

"선생님, 무엇을 찾고 계십니까. 무얼 떨어뜨린 것이라도 있습니까?"라며 물었다.

소크라테스는 제자에게 말했다.

"사람을 찾고 있네"

"사람이라고요, 이 근처에 많은 사람들이 지나가고 있지 않습니까?"라고 재차 물으니, 철학자는 태연하게,

"저건 다 사람이 아니다"

라고 말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진위야 어떻든 소크라테스로서는 있을 수 있는 이야기다.

진정 "사람다운 사람이 없다"라는 말에 공감이 간다. 그러므로 우리들은 그 찾고 있는 사람에 자신이 되지 않으면 안 되는 동시에, 또한 타인을 사람으로 만들지 않으면 안 된다.

사람답지 못한 사람들은 평생 악업만 짓고 살아간다. 불교에서는 몸으로 짓는 업[身業-살생·투도(도적질)·사음(간음)], 입으로 짓는 업[口業-망어(거짓말)·기어(꾸밈말)·양설(이간질)·악구(욕설)], 마음으로 짓는 업[意業-탐심(탐내는 마음)·진심(성내는 마음)·치심(어리석은 마음)]을 삼업(三業)이라 한다.

그 가운데 가장 큰 업이 입으로 짓는 구업(口業)이다.

삼업이 짓는 열 가지 악업[十惡業] 가운데 구업으로 짓는 것이 네 가지를 차지하는 것만 보더라도 잘 알 수 있다.

그러나 입은 말로써만 업을 짓는 것이 아니라, 먹는 식업(食業)도 짓는다. 하루 세끼씩을 먹으니 평생 동안 짓는 업력(業力)은 가히 짐작할 만 하다. 그래서 요즘 새로이 생긴 신종 병들은 모두 먹는 식업에 의해서 생긴 것들이다. 다시 말해서 음식을 편식한다거나, 과식한다거나 해서 생긴 병들이라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비만, 당뇨, 고혈압, 위염, 암 등이다.

이런 병들은 식생활 개선으로 얼마든지 예방할 수 있는 병들이다. 즉, 식업을 잘 다스리면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간은 본래 생식(生食)과 채식(菜食)과 소식(小食)을 하였다. 그러나 생식은 불의 발견으로 화식(火食)으로 바뀌고,

채식은 도구의 발달로 육식(肉食)으로 바뀌고, 소식은 보관법의 개발로 과식(過食)으로 바뀌어 버렸다. 이로 인해서

우리 인간들은 화식의 업력으로 더욱 치심(어리석은 마음)에 물들게 되었고, 육식의 업력으로 더욱 진심(성내는 마음)에 물들게 되었고, 과식의 업력으로 더욱 탐심(탐하는 마음)에 물들게 되었다. 다시 말해서 지금 우리의 식생활, 즉 식업은 탐진치(貪瞋癡) 삼독(三毒)을 더욱 치성하게 하였다는 것이다.

탐진치 삼독의 불길을 끄는 것이 불법의 수행이라면, 우린 지금부터라도 식생활을 개선하여 생식, 채식, 소식을 생활화해야 할 것이다. 식생활 개선이 환경을 보호하고, 자신의 건강을 지키고, 먹지 못해 죽어 가는 생명을 살리고, 자신의 마음을 다스린다면, 이것보다 우선해야 할 일이 무엇이 있겠는가?

<덕일정사·위덕대 대학 심인당>

    윤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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