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일정사·위덕대 정교실장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맡은바 임무를 완수하려면 그 일에 합당한 자격(자질)이 있어야 한다.

무자격자를 무식(무능)한 사람이라 부른다. 무능한 사람이 전문직에 앉아 있는 경우와, 무능한 사람이 소신을 가지고 일하는 경우와, 무능한 사람이 부지런한 경우는 일을 망치게 하는 근원이 된다고 했다. 무능한 사람이 전문직에 앉아 있으면 능력(자격, 자질)있는 사람들이 떠나거나 입을 다물게 된다. 무능한 사람이 소신을 가지고 일하면 기름을 지고 불 속을 뛰어들지도 모르는 위험천만한 일이 일어난다. 무능한 사람이 부지런하면 이것저것 다 간섭하고 헤집고 다녀 문제만 일으킨다. 명함이 복잡한 사람들은 대부분 무능력자와 무자격자가 아니면 정치꾼이거나 사기꾼일 확률이 높다. 반면에 능력자와 자격자와 전문인일수록 명함은 단순하다.

자격은 기능적·학문적·정신적 자격을 말한다. 그런데 지금 우리 사회는 기능적·학문적 자격만 중시하고 정신적 자격은 소홀히 하고 있다. 교사가 되는데도 기능적·학문적 자격만으로 교사가 된다. 심지어 운전면허 자격만 하더라도 그렇다. 정신적 자격이 부족한 교사 밑에서 교육을 받는 학생들의 정신은 온전할까? 정신적 자격이 부족한 운전사 때문에 거리는 온통 범법자로 뒤죽박죽이 되고 있다. 정치인·기업인·공무원 등 등 어느 구석 하나 정신적으로 온전한 곳이 없다. 그래서 지금 세상이 시끄럽다.

그러면 이러한 정신적 자격증을 부여하는 곳은 어디일까? 바로 종교이다. 그런데 그 종교인, 즉 교직자를 양성하는 데도 기능적·학문적 자격만을 중시하고 있으니 문제의 근원은 여기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물론 전부는 아니지만). 정신적 자격증을 받기 위해서는 수행의 과정을 겪어야 한다. 그 수행의 과정은 인욕이다. 종교인의 기능적 자격은 포교요, 학문적 자격은 지식(학력)이며, 정신적 자격은 수행(인욕)이다.

종교인에게 인욕의 수행 과정은 뛰어 넘을 수도 생략할 수도 없는 것이며, 무엇보다도 우선하는 것이다. 기능과 학력만으로는 진정한 종교인이 될 수 없다. 회당대종사(대한불교진각종 종조)는 “마장(역경·고난을 이겨내는 인욕과 하심)은 다 법문으로써 행자의 인격을 완성하는 방법이 되며, 인간을 개조하는 방법이 되었으며, 몸과 마음을 시련 하여 금강같이 견고하게 하는 방법이 되며, 난행 고행을 실행케 하는 좋은 기회가 되며, 애착심이 화해서(바뀌어) 평등한 마음, 탐하는 마음이 화해서 보시하는 마음, 성내는 마음이 화해서 화합하는 마음, 어리석은 마음이 화해서 지혜가 밝고 인과를 아는 마음이 되게 하는 도량이 된다”고 말씀하셨다.

인욕의 수행은 탐·진·치 삼독심을 제거하여 지혜를 밝게 하므로 종교인의 정신적 자격증은 바로 인욕의 수행에 있다고 해도 과히 틀리지 않을 것이다.

    윤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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