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랑’ 김지운 감독한국적인 ‘통일문제’ 접목 엔딩에 감독 해석 덧보태
“영화 ‘인랑’은 원작에 대한 오마주와 새로운 해석이 공존하는 영화입니다. 강화복이나 지하수로, 빨간 망토 이야기 등 원작에서 가지고 온 게 많죠. 하지만 새로운 캐릭터가 들어오고 한국화하면서 원작과는 결이 달라진 것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25일 개봉하는 김지운<사진> 감독의 신작 ‘인랑’은 오시이 마모루 감독이 1999년 연출한 동명의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한다. 영화계에서는 애니메이션의 실사화는 득보다 실이 많다는 것이 정설로 통한다.

일정 정도 원작의 틀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해석을 가미해야 하는데 해석의 정도가 과하거나 부족할 경우 원작 팬의 비판이 뒤따르기 일쑤다.

특히 ‘인랑’ 같은 SF 장르의 경우 애니메이션에서는 거의 표현의 한계가 없지만 실사 영화에서는 기술력과 자본의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김 감독은 지난 20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어둡고 무거운 세계관과 허무주의를 좋아하지만, 실사화했을 때는 대중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원작과 차별화될 수 있는 해석을 가미하려고 고민한 결과 김 감독은 가장 한국적인 ‘통일 문제’를 접목하기로 했다.

원작은 2차 세계대전에서 패전해 실업자가 급증하고 반정부 무장단체가 창궐하는 일본을 배경으로 한다.

그러나 김 감독이 변주한 ‘인랑’은 남북 정상이 통일 준비에 나서자 한국의 통일을 바라지 않는 강대국이 경제 제재에 나서고, 이로 인해 경제 사정이 악화하자 통일에 반대하는 반정부 무장테러단체 ‘섹트’가 창궐하는 세계를 그렸다.

“암울한 미래를 그리기 위해서 어떤 이슈를 가지고 올지를 두고 많은 고민을 했어요. 청년 실업이나 저출산 문제 같은 여러 가지 징후가 있는데 그중 가장 한국적인 것이 통일 이슈라고 생각했습니다.”

김 감독이 또 하나 새로운 해석을 시도한 부분은 영화의 엔딩이다.

영화 ‘인랑’은 전체적으로는 원작과 유사한 전개를 보이지만 엔딩에서는 김 감독의 해석이 가미됐다.

김 감독은 “엔딩의 호불호가 있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도 “한국적으로해석했을 때 제가 할 수 있는 이야기였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영화에서 강동원은 30㎏이 넘는 강화복을 입고 액션 장면을 소화했다.

강동원은 “지금까지 찍은 액션 시퀀스 중에서 제일 힘든 장면이 아니었나 생각한다”며 “무겁기도 하고 움직이기가 너무 불편했지만 관객께서 좋아해 주신다면 만족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