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사회에서 국민의 복지를 향상시키는 가장 중추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국회를 구성하는 총선이 이제 일주일 남짓 남았다. 우리는 늘 학연·지연·혈연 등에 집착하여 인물됨됨이를 무시하고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바람에 자격 없는 국회의원을 양산하게 되었고, 국회는 바람잘 날이 없었다. 그 바람에 국민들만 태풍 바람의 피해만 입게 되었다.

그런 태풍 바람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우리들은 자격과 자질이 있는 국회의원을 선출하여야 한다.

총선 때만 되면 정치인들의 거짓 공약(망어), 허풍(기어), 상대방 비방(양설), 악담(악구) 등이 난무하는 말, 말, 말, 말 잔치가 시작된다. 필자는 먼저 이런 말 잔치로 국민을 현혹시키는 후보자부터 골라 낙선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법념처경’에 “실어(진실한 말)는 밝음 가운데 밝음이요, 망어(거짓말)는 지옥에 들어가는 제일계단이라”는 말씀이 있다.

실어를 하는 국회의원들이 모인 국회는 밝은 국회가 될 것이며, 망어를 하는 국회의원들이 모인 국회는 지옥이요, 아수라장일 수밖에 없다.

중국 청나라 말엽에 장지동과 함께 ‘남북유장’이라 일컫는 유곡원이라는 유명한 학자가 쓴 수필에‘안면문답’이라는 글이 있다. 그 내용을 필자가 각색하여 입으로 토해내는 말의 폐해를 기술해 보았다.

눈·귀·코·눈썹·입의 얼굴 식구들이 모여 회의를 했습니다. 입이 말했습니다.

“나는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 아무런 일도 하지 않는 눈썹은 두개나 되면서 제일 윗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눈은 보는 일 외에는 별다른 일이 없으면서 두개가 있다. 귀는 듣는 일밖에 하지 않으면서 두개가 되고, 코도 숨쉬는 일과 냄새 맡는 일밖에 하지 않으면서 두개의 구멍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나는 밥 먹는 일, 말하는 일, 인사(뽀뽀)하는 일, 그리고 코가 막혔을 때는 숨쉬는 일 등 가장 많은 일을 하는데 왜 맨 아래 부분에 위치하고 있는가? 그래서 콧물도 받아먹고, 눈물도 받아먹어야 하니 정말 불평등하다.” 제일 어른인 눈썹이 말했습니다.

“나는 별로 하는 일은 없지만, 조상 대대로부터 지켜온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눈도 귀도 코도 하는 일은 적지만 자네처럼 죄를 짓지는 않네. 많은 죄를 지은 과보로 가장 아래 부분에 위치하게 되었고 일도 많이 하게 되었으니, 앞으로는 눈으로 보지 않은 일 보았다고 하지 말며, 귀로 듣지 않은 것 들었다고 말하지 말며, 두 번 보고 두 번 생각하여 말하고, 두 번 듣고 두 번 생각하여 말하는 습관을 들여, 불평하고 죄를 짓지 않는다면 제일 어른으로 모시겠네.”

입은 죄를 짓지 않으려고 지금도 무던히 노력을 하지만, 입만 열면 망어(거짓말)·기어(허풍·꾸밈말)·양설(이간된 말)·악구(욕설) 등 죄를 지으므로 아직 까지도 얼굴의 맨 밑자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정말 사람에게 입이 둘 있다면 벌써 아수라장이 되었을 것이다.

국회의원에 출마한 후보자들이여! 거짓말을 하지말고 진실한 말을 하여 남에게 믿음을 주라. 비단결 같은 꾸밈말을 하지말고 바른 말 옳은 말을 하라. 두 가지 말로 이간하지 말며 좋은 말 화합된 말을 하라. 욕설과 포악한 말을 하지 말며 자비스럽고 부드러운 말을 하라.

<덕일 정사·위덕대 대학 심인당>

    윤희정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