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

김성동 지음·솔출판사 펴냄
장편소설, 각 1만5천원

구도소설 ‘만다라’로 유명한 김성동(71) 작가가 여섯 권 분량의 장편소설 ‘국수(國手)’(솔출판사)를 완간했다. ‘국수’는 1991년 한 일간지 연재를 거쳐 1995년 전체 4권으로 출간됐는데, 작가는 이번에 5권을 새로 쓰고 앞 1~4권도 대폭 개작해 전6권으로 완간해 내놓았다.

‘국수(國手)’는 우리 고유 말의 아름다움을 살린 역작으로써, 행간마다 우리말의 토속적이면서도 구수한 맛이 배어나는 작품으로, 벽초 홍명희의 ‘임꺽정’, 박경리의 ‘토지’를 잇는 대서사시로 평가되고 있다.

‘국수(國手)’는 바둑에서 쓰는 말로 주로 알려졌지만 애초 소리, 악기, 무예, 글씨, 그림 등 나라 안에서 최고의 경지에 오른 예술가나 일인자를 지칭하는 말.

본 이야기를 담은 5권과 별권 1권까지 전 6권의 소설 ‘국수’는 임오군변(1882)과 갑신정변(1884) 무렵부터 동학농민운동(1894) 전야까지 각 분야 예인과 인걸이 한 시대를 풍미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충청도 내포지방(예산·덕산·보령)을 중심으로 바둑에 특출한 재능을 가진 소년 석규, 노비의 자식으로 태어나 이름난 화적이 되는 천하장사 천만동, 선승 백산노장과 불교 비밀결사체를 이끄는 철산화상, 동학접주 서장옥과 그의 복심 큰개, 김옥균의 정인인 기생 일매홍 등 다양한 인물이 등장한다.

 

▲ 소설가 김성동
▲ 소설가 김성동

김성동 작가는 “사람들이 전부 바둑소설이라고 하는데, 우리 조선은 말 하나 속에 여러 가지 뜻이 있었어요. 다층적인 거죠. ‘국수’는 손 수(手)자가 말하듯이 재주가 뛰어난 자에게 바치는 민중의 꽃다발입니다. 의술이 뛰어나도 국수, 그림을 잘 그려도 국수, 싸움을 잘 해도 국수예요. 바둑만 남고 다 사라졌어요. ‘국수’를 바둑소설이라고 하면 스스로 무식하다고 하는 것밖에 안 돼요. 바둑을 중요한 모티브로 끌고 가는 게 있지만, 각계각층의 이야기가 많아요.”라고 소개했다. 김 작가는 또 이 땅에서 사라진 우리 말을 작품 속에 되살리려 애썼다고 했다. 제6권에 해당하는 ‘國手事典(국수사전)-아름다운 조선말’은 1∼5권 작품에 사용된 풍물과 우리 옛말을 풀이해 담았다.

문학평론가인 임우기 솔 출판사 대표는 이 소설을 “일본 제국주의의 침략에 의해 사라지거나 오염되고 왜곡되기 전 조선의 말과 글, 전통적 생활 문화를 130년이 지난 오늘에 되살리며 생동감 넘치는 서사와 독보적이고 유장한 문장으로 그려낸 것은 실로 경이로운 문학사적 일대 사건이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윤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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