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역 6개월 남겨놨는데”
울분 쏟은 朴 상병 유족들
수리완료 확인 않은 상태서
계측기 싣고 이륙하다 사고
명확하게 사건 경위 밝혀야

“내일(20일) 휴가나올 애였는데, 사람을 태우면 안되는 기기에 사람을 태우고 사람을 죽게 한 거 아닙니까.”

지난 17일 발생한 해병대 마린온 추락사고로 박영미(47·여)씨는 여느 유가족들처럼 자신의 소중한 가족을 잃었다.

담담한 표정으로 언론 인터뷰에 응하던 중 허망하게 이승을 떠난 자신의 조카 이야기에 울컥하는 눈물을 참지 못했다.

박씨는 조카가 모범적이고 늠름하고 씩씩했고, 모든 운동을 잘해 해병대에도 직접 자원입대했다고 했다.

박모 상병은 전역을 6개월밖에 남겨두고 있지 않았다.

박씨는 “정신없는 유가족들 한 곳에 데려다놓고 하루만에 자기들(해병대)끼리 비공개 영결식 계획을 만들어서 ‘이렇게 합시다’라고 하더라”며 “오늘(19일)날짜에 영결식을 했으면 얼마나 불명예스러운 일이겠는가”라고 말했다.

기자들과 마주한 박 상병의 외삼촌 김범준(46)씨는 언론에 보도된 ‘헬기 진동’ 문제와 관련해 “승무원들이 진동을 감지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KAI(한국항공우주산업) 쪽에서 정비작업차 상주하는 인력이 있었는데, 그 사람들도 처리를 못해서 본사에서 특별수리를 진행했다”며 “수리가 완료된 지 확인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계측기를 싣고 헬기가 이륙했다가 이 사고가 발생했다”고 분개했다.

특히, 유가족들은 6개월밖에 안된 기체가 부러진 이유도 모를 뿐더러, 순직자들의 사망 원인이 화재인지 또는 지면과의 충돌에 의한 충격인지에 대한 정확한 설명이 없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김씨는 “사건 현장을 보면 (메인로터가)본체에서 빠진 게 아니라 절단됐다. 부러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마린온으로 개조하면서 연료통을 추가로 붙였는데, 추락을 대비해서 화재를 막을 수 있도록 방염처리가 돼 있는데도 헬기에 화재가 발생했다는 것도 이해할 수 없다. 명확하게 가려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바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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