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선을 찾아 일확천금을 꿈꾸는 몽상가 이야기가 아직도 심심찮게 전해져 온다. 우리나라도 일제시대 중국에서 일본군이 노획한 수많은 금괴와 보물이 일본으로 채 옮겨지지 못하고 한국 남해안 어디에 있다는 얘기가 나돌았다. 그러나 아직 이런 금괴와 보물을 찾아냈다는 사실은 단 한 건도 보고된 적이 없다.

1975년 신안 앞바다에서 어부의 그물에 도자기가 건져 올려진 것을 시작으로 신안 해저선의 정체가 드러났다. 최초 발견 이후 9년 동안 11차례에 걸쳐 진행된 발굴로 신안 앞바다 해저선에는 수천 점의 도자기와 금속 공예품 등이 바닷속 깊은 곳에서 700년 만에 신비의 모습을 드러냈다. 이 배는 1323년 원나라를 떠나 고려에서 청자를 싣고 다시 일본으로 가던 무역선으로 확인됐다.

역사상 최대의 해난 사고로 손꼽히는 타이타닉호 침몰 사건은 지금까지도 배의 침몰과정 등이 베일에 싸여 있다. 1912년 4월 14일 타이타닉호는 2천200명의 승선자 중 1천500여 명과 함께 차가운 바닷속으로 침몰한다. 건조 당시 세계에서 가장 큰 배였던 이 배는 길이 269m, 높이 20층, 증기기관 하나가 3층 가옥 크기였다. 당대의 혁신적 기술이 접목된 타이타닉호는 가라앉지 않는 배 일명 ‘불침선’이라 불릴 만큼 안전을 자랑했다. 1985년 한 해양 탐험가에 의해 심해 4천m 아래서 선체가 두 동강이 난 채 발견됐으나 미스테리한 의문들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당시 수많은 부자가 그 배에 승선함으로써 배에 보물이 많을 것이란 추측이 있으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추측일 뿐이다. 청춘 남녀의 사랑을 테마로 침몰 과정을 담는 영화가 탄생하면서 타이타닉호는 더 유명하게 된다.

울릉도 앞바다에서 러일전쟁 당시 침몰한 것으로 전해진 러시아 군함 돈스코이호 발견 소식으로 나라 안이 요란하다. 150조 원의 금화와 금괴가 인양된다는 소문에 관계사의 주식이 상한가까지 쳤다. 어리둥절한 상황이다. 그러나 금괴와 배 인양과 관련한 믿을만한 소식은 아무것도 없는 모양이다. 호사가들 사이에 일확천금을 둘러싼 흥미진진한 이야기만 쏟아질 뿐이다.

/우정구(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