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상륙기동헬기(MUH1) 1대가 포항비행장 활주로에서 시험비행 중 추락했다. 추락 후 기체가 전소되면서 영관급 기장을 비롯한 장병 5명이 순직해 참담하기 그지없다. 마린온(MARINEON)이라는 정식명칭을 갖고 있는 추락 헬기는 해병대가 고유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도입한 상륙헬기다. 철저한 사고원인 규명과 기술보완을 통해 완벽한 전투장비로 개발함으로써 장병들의 숭고한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17일 오후 포항시 남구 동해면 포항비행장 활주로에서 정비 후 시험비행 중이던 해병대상륙기동헬기는 이륙 직후 지상 약 10m 상공에서 추락했다. 이 사고로 헬기에 화재가 발생하면서 조종사 김모(45) 중령을 비롯한 탑승인원 6명 중 5명이 숨졌다. 정비사 김모(42) 상사는 의식불명 상태로 울산대병원에 이송된 후 18일 의식이 돌아와 절대안정을 취하고 있다. 사고 헬기는 활주로에 추락한 뒤 전소됐다. 당시 헬기는 상공에서 방향을 잃고 바닥을 향해 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해병대사령부 측은 “사고위원회를 구성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마린온은 해병대를 뜻하는 ‘마린’(Marine)과 ‘수리온’(Surion)을 합성한 이름으로, 마린온은 기동헬기인 수리온을 기반으로 제작된 상륙임무에 특화된 헬기이다. 마린온의 원형인 수리온도 과거 여러 차례 안전성 문제가 제기됐었다. 군 관계자는 “당시 지적되었던 문제점들은 대부분 개선된 것으로 안다”고 말하고 있다. 해병대는 오는 2021년 자체 항공단을 창설하고 2023년까지 모두 28대의 마린온을 도입할 계획이지만, 사고원인이 기체 자체의 결함으로 밝혀진다면 이 같은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세계최강의 특수작전부대는 두 말할 필요도 없이 미국 해군에 소속돼 있는 엘리트 특수부대 네이비 실(NAVY SEAL)이다. 미군의 특수기동헬기는 네이비 실의 작전을 떠받치는 초강력 장비다. 세계 모든 나라들이 부러워하는 강력한 전투전력인 만큼, 우리도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완성해야 할 목표로서 가치가 높다. 이번 사고 역시 기체결함이거나 정비 불량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철두철미한 조사과정을 통해서 원인을 정확하게 밝혀내고 완벽하게 보완해야 할 것이다.

불의의 사고에도 불구하고 최강의 특수작전을 떠받쳐줄 특수기동헬기의 개발을 멈출 이유란 전혀 없다. 불굴의 의지로 시련을 극복하고 하루빨리 기술개발에 성공하는 것만이 장병들의 가슴 아픈 희생에 보답하는 유일한 길일 것이다. 여기에서 멈출 수는 없다. ‘평화’분위기가 무르익을수록 그 평화를 지키기 위한 국방의 의지는 더 강해져야 마땅하다. 예기치 못한 참사로 유명을 달리한 장병들의 명운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