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증명 무인발급기 있어도
고장나면 무용지물
휴대폰 본인 확인은
위조 등 이유로 법적 금지
절차 간소화 필요

‘울릉도 여행시 주민등록증을 잊고 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지난 주말 서울에서 울릉도 여행을 오려던 K씨(여·63·서울시 영등포구)가 포항터미널까지 왔다가 주민등록증을 지참하지 않아 여행을 포기한 것으로 17일 뒤늦게 알려져 신원확인 방법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포항 여객선터미널에는 주민등록증 미소지자를 위해 주민등록 등 제증명 무인 발급기가 설치돼 있지만 이날 고장난 상태였다.

고장난 무인발급기에는 ‘두호동주민센터로 가면 된다’고 친절하게 안내돼 있었지만, 시간도 없고 외지인으로 동사무소 위치를 잘 몰라 K씨는 결국 울릉도행을 포기했다.

포항 여객선터미널에서 두호동주민센터까지 2km가 넘는다.

토요일에 고장난 무인발급기는 휴일이라 주말동안 그대로 방치돼 있었다. 이용객이 많은 만큼 최소한 2대는 설치해뒀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러나 이용인원을 감안하면 2대를 설치하는 것도 낭비라는 지적이다.

여객선 이용객들은 더 간단한 방법을 제시했다.

주민등록증을 집에 두고 올 경우 가족들에게 연락, 휴대전화기로 촬영해 매표소 직원에게 보내거나 직접 받아 확인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매표소 측은 위조 등을 이유로 법으로 금지돼 있다고 설명했다.

K씨는 “여객선을 타려고 주민등록을 위조하는 사람이 있겠느냐. 특히 주민등록증을 촬영해 바로 휴대전화기로 보내면 위조할 시간도 없지 않느냐”면서 “말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울릉주민들은 다른 사람이 이용할 수있도록 선표를 발급해 주면 자신이 할인을 받을 수 없는 것은 물론 육지왕래에 어려움이 있어서 위조 우려가 없다.

다만 외지 여행객들은 다른 사람이 선표를 발급해줘도 사진이 없어 매표소 직원들이 확인할 수 없다. 오히려 증명하기 더 어렵다는 것.

이번 경우는 비단 울릉도 뿐만 아니라 전국의 섬 지방을 찾는 수백만 명의 여행객들에게도 불편을 가져올 수 있는 사안이어서 가볍게 봐 넘길 일이 아니다.

본인이 맞는지 확인만 하면 되는 것을 두고 여행을 포기하거나 기분을 망치는 경우로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선표 끊을 때 주민등록증을 제시하는 것은 사고에 대비하는 것인 만큼 여행객들의 불편을 덜어주기 위해서는 휴대폰을 이용해 확인하는 방법을 전국의 항만에 적용할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울릉/김두한기자

 

    김두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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