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이 연일 펄펄 끓고 있다. 낮 최고기온이 33도를 넘어서는 폭염에 열대야가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15일 경북 일부지역의 낮 최고 기온이 37.2도를 기록했고, 16일에는 대구와 경상북도 전 지역을 포함, 강원도 동부와 서·남해안을 제외한 전국에 폭염특보가 내려졌다. 한 주 사이 전국의 온열질환자는 145명으로 전 주의 52명에 비해 3배 규모로 늘었다. 사망자도 2명이나 나왔다. 당국의 선제적 대응과 함께 개인 건강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할 때다.

15일 경주와 영천시의 낮 기온이 전국 최고로 치솟는 등 폭염특보가 3일째 이어진 대구·경북지역은 밤 기온이 25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현상까지 보여 잠 못 드는 밤이 지속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낮 최고기온은 경주와 영천이 37.2도를 기록하며 가장 높았다. 의성 36.6도, 대구 36.5도, 영덕 36.2도, 안동·구미 35.3도, 상주 35.2도, 문경 34.9도 등을 나타냈다.

폭염 주의보는 하루 최고 기온이 33도, 폭염 경보는 35도 이상인 날이 이틀 이상 계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발령된다. 폭염은 노약자나 취약계층에게는 생명을 위협하는 소리없는 재앙이다. 태풍이나 집중호우보다 더 많은 사망자를 낸다. 서울 최고 기온이 38.4도를 기록했던 1994년엔 더위로 사망한 사람이 3천384명이나 됐다.

이럴 땐 우선 개인의 건강관리가 중요하다. 특히 노인이나 어린이 등 폭염취약계층과 야외 근로자는 야외활동을 가급적 자제하는 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 시 두통, 어지러움, 근육경련, 피로감, 의식저하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물을 많이 마시며 적절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 폭염이 기승을 부릴 땐 햇볕을 쬐는 것만으로도 인체에 해가 된다. 고령자들은 가능한 정오부터 오후 5시까지 ‘위험 시간대’ 야외활동을 삼가는 것이 좋다.

만성질환자에게도 폭염은 치명적이다. 냉방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홀로 사는 노인, 쪽방촌 사람들 등 에너지 빈곤층도 이런 날씨엔 위험에 처하게 된다. 올 여름도 폭염과의 전쟁을 치러야 하는 빈곤층에게 고온의 여름나기는 목숨을 건 사투일 수 있다. 국민들이 일상에서 이웃 간에 서로 살피는 배려가 반드시 필요하다. 주위에 대한 사소한 관심이 귀한 생명을 지킬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폭염이 당분간 계속 기승을 부린다는 예보인 만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부터 긴장을 높여야 할 것이다. 해마다 반복되는 폭염을 재난으로 인식하고 적극 대응하길 바란다. 물론 온 국민이 폭염 피해에 대한 높은 경각심으로 스스로 주의하고 위급한 상황에 적절히 대처하는 지혜를 발휘하는 것이 급선무다. ‘만사불여튼튼’의 교훈을 생각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