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우 유나이티드’ 방한
한국인 멤버 정혜윤 등
14개국 멤버 모인 그룹

▲ 세계 14개국 멤버들로 구성된 혼성 아이돌 그룹 나우 유나이티드(NOW UNITE)가 최근 서울 용산구 한 스튜디오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알록달록한 트레이닝복을 입은 세계 14개국 멤버 가슴에는 국가대표처럼 그들 출신 각 나라 국기가 붙었다. 마치 다국적 모델이 등장한 경쾌한 색채의 패션 브랜드 광고를 연상시키듯 밝은 에너지가 넘쳤다.

멤버들은 눈빛만 봐도 ‘까르르’ 웃음을 터뜨리고 서로에게 유머러스한 제스처를 취할 정도로 많이 친해진 듯했다.

이들은 영국 걸그룹 스파이스걸스 프로듀서이자, 미국 인기 오디션 프로그램 ‘아메리칸 아이돌’과 ‘유 캔 댄스’ 제작자인 영국 출신 사이먼 풀러(Simon Fuller·58)가 만든 14인조 글로벌 혼성 아이돌 그룹 ‘나우 유나이티드’(NOW UNITED) 멤버들.

풀러는 2007년 미국 타임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뽑힐 만큼 서구 대중문화 시장에서 영향력 있는 거물로, XIX엔터테인먼트를 이끌며 자신의 노하우를 집약해 오랜 기간 준비한 나우 유나이티드를 선보였다.

그는 전 세계에서 최종 오디션에 참가할 후보를 추려 지난해 7월 XIX 본사가 있는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초청해 오디션을 진행했고, 그해 8월 춤과 노래 실력이 뛰어난 남성 5명, 여성 9명으로 팀을 구성했다.

한국인 멤버 정혜윤(22)을 비롯해 영국(라마르·19), 미국(노아·17), 독일(시나·19), 캐나다(조시·18), 러시아(소피야·15), 핀란드(졸린·16), 중국(크리스티안·19), 일본(히나·16), 인도(시바니·16), 필리핀(베일리·16), 브라질(애니·15), 멕시코(사비나·18), 세네갈(디아라·17) 등 10대 주축 14개국 멤버가 모였다.

정혜윤은 대전 출신으로 생명공학 연구원인 아버지를 따라 8살 때 미국 네브래스카로 건너가 2년간 살며 영어를 배웠다. 팝페라 가수인 어머니는 딸이 발레를 하길 원했지만 정혜윤은 안무가로 성장했고 스웨덴과 대만, 중국에서 일한 이력이 있다.

올해 4월 데뷔 음반 ‘서머 인 더 시티’(Summer In The City)를 발표한 나우 유나이티드는 멤버들의 나라를 돌며 방송 출연과 공연 등 프로모션 투어를 진행 중이다. 지난 6일에는 1주일간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한국에서 이들은 올여름 발매할 싱글 ‘왓 아 위 웨이팅 포?’(What Are We Waiting For?) 뮤직비디오를 찍고 유튜브와 SNS 등에 공개할 각종 영상 콘텐츠를 촬영했다.

최근 서울 용산구 한 스튜디오에서 만난 멤버들은 한국말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며 서로의 문화를 새롭게 배우는 재미가 있다고 앞다퉈 이야기했다.

몇몇 멤버는 방탄소년단 얘기가 나오자 탄성을 질렀고, 블랙핑크 등을 좋아한다며 K팝 팬을 자처하기도 했다.

이들은 “춤과 노래를 통해 전 세계에 사랑과 긍정의 에너지를 전달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며 “미친 경험(Crazy experience)을 하고 있다”고 환하게 웃었다.

인터뷰가 끝난 뒤에는 노아의 기타 연주에 맞춰 아카펠라 버전 ‘서머 인 더 시티’와 방탄소년단의 ‘하루만’을 들려주고 신곡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이번 방문에는영국인 남성 멤버가 개인 일정으로 빠졌다.

다음은 멤버들과의 일문일답.

- 첫 한국 방문 이유는.

△ 우린 지금 월드투어 중이다. 지금껏 독일, 세네갈, 핀란드, 러시아, 영국 등 여러 나라를 다녔고 한국이 일곱 번째 나라다. 나라별로 작업이 다른데, 세네갈에서는 콘서트를 열고, 독일에선 음악 방송 위주로 프로모션을 했다. 한국에서는 거리의 네온사인이 예뻐서 미국의 유명 안무가 카일 하나가미와 협업으로 신곡 ‘왓 아 위 웨이팅 포?’ 뮤직비디오를 새벽까지 찍었다. 또 프로듀서들과 앞으로의 신곡과 안무작업을 했고 한국 팬도 만났다.(한국-정혜윤)

 

▲ 세계 14개국 멤버들로 구성된 혼성 아이돌 그룹 나우 유나이티드(NOW UNITE)의 멤버 정혜윤이 최근 오후 서울 용산구 한 스튜디오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 세계 14개국 멤버들로 구성된 혼성 아이돌 그룹 나우 유나이티드(NOW UNITE)의 멤버 정혜윤이 최근 오후 서울 용산구 한 스튜디오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 여러 나라를 돌고 있는데, 한국의 인상은.

△ 사람들이 나이스(nice) 하고 좋았다. 인사법이 무척 예의 바르다. 음식도 맛있다.(독일-시나)

△ 쇼핑이 가장 좋았다. 혜윤이 옷을 예쁘고 느낌 있게 입어 부러웠는데 왜 그런지 알겠더라.(핀란드-졸린)

△ 아시아에는 처음 왔는데, 굉장히 집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브라질과 비슷한 느낌도 있지만 한국은 조명이 밝아서인지 더 컬러풀하다. 마치 밝은 느낌의 집 같다.(브라질-애니)

△ K팝을 좋아하는데,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어느 매체에서든 K팝 댄스를 접할 수 있어 좋았다.(미국-노아)

- 동서양을 아우른 그룹인데 결성 과정은.

△ 풀러 대표가 프로젝트를 오랜 기간 준비했다. 각 국가에서 탤런트가 있는 청소년을 불러서 ‘부트캠프’(오디션이 진행된 캐스팅 캠프)를 열었고 우리가 여기에 모였다.(미국-노아)·

- 풀러 대표로부터 이 팀의 방향성에 대해 어떤 설명을 들었나.

△ 대표님은 세상에 안 좋은 일이 많으니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고 싶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젊은이들이 세계인의 공통분모인 춤과 노래를 통해 긍정적인 에너지와열정을 표현하길 원했다. 대표님은 댄서들이 경제적으로 힘든 속에서도 열정적으로 꿈을 좇는 모습에 영감을 받았다고 했다. 그래서 춤 잘 추는 멤버들이 뽑혔다.(한국-정혜윤)

- 멤버들이 여러 나라에 흩어져 있어 음반 녹음과 뮤직비디오 촬영 등 준비 과정이 만만치 않았을 텐데.

△ 우린 XIX 본사가 있는 로스앤젤레스에서 만났다. 한번 갈 때마다 1~2주씩, 한 달씩 만나 같이 생활하며 작업했다. 프로듀서 레드원이 여러 나라에서 다양한 음악을 가져왔고 처음부터 끝까지 녹음해본 뒤 목소리에 맞게 파트를 배분했다. 브라질의 애니는 에너지가 넘치고 난 어쿠스틱한 음색이어서 소프트한 부분을 불렀다.(한국-정혜윤)

- 데뷔곡 ‘서머 인 더 시티’는 어떤 노래인가.

△ 태양 아래서 우린 빛나고 있고, 멋진 도시에서 우리 꿈을 펼치며 젊음과 열정을 보여주자는 곡이다. 리듬 자체가 신나고 댄스에는 카일 하나가미, 윌다비스트 등 미국에서 유명한 안무가들이 참여했다.(한국-정혜윤)

- 각 나라에서 활동 모습이 담긴 유튜브 영상을 봤다. 국기가 담긴 의상을 입으니 나라를 대표한다는 기분도 드나.

△ 멤버들 모두 각 나라를 대표해 활동하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 의상에 국기가 있으니 그런 마음이 더 생긴다.(필리핀-베일리)

△ 유니폼을 입고 길을 걸으면 옷에 국기가 그려져 있어 자랑스럽다.(멕시코-사비나)

△ 나라를 대표하는 건 굉장히 영광이고 신나는 일이다. 우린 10월에 인도에 가3~4주 머물 예정인데, 멤버들이 인도를 방문한 적이 없어서 많은 곳을 다닐 예정이다.(인도-시바니)

- 앞으로의 계획과 포부는.

△ 한국에 이어 일본으로 건너간다. 지금껏 3곡이 담긴 음반 한 장을 냈는데, 한 달에 한 곡 등 계속 싱글을 내며 투어를 돌 예정이다. 나라별로 활동하는 것을 관심 있게 봐달라. 춤과 노래를 통해 전 세계에 사랑과 긍정의 에너지를 전달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한국-정혜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