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대구시장은 기자회견에서 대구의 주요 현안으로 3가지를 꼽았다. 대구·경북의 미래를 새롭게 설계할 대구 통합신공항 조기건설,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취수원 확보, 그리고 대구시민의 자긍심을 높일 대구시청 신청사 건립이다. 이를 위해 대구시는 관련부서의 역량을 강화하고, 취수원 이전 추진단과 대구시 신청사건립 추진단은 새로이 발족할 뜻을 비쳤다.

권 시장이 제시한 3가지 현안은 어느 하나 소홀히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반드시 실천돼야 할 현안이며, 3가지 모두가 대구시의 위상을 높일 수 있게 추진돼야 한다는데 이론이 없다.

그 가운데 대구시 신청사 건립은 20여 년 끌어온 대구시의 해묵은 과제다. 현 청사는 건축된 지 25년이 돼 노후화로 인한 안전문제와 공간협소에 따른 업무효율성 저하, 주차장 부족에 따른 시민 불편 등 갖가지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청와대 장하성 정책실장이 다녀본 청사 중 가장 낡았다고 언급할 정도로 250만 대구시민을 대표할 청사로서 품위를 이미 잃었다.

그동안 청사 신축을 위한 구상이 여러 번 있었으나 재정 사정 등의 이유로 제대로 실천된 적은 없다. 권 시장이 이날 밝힌 대구시 신청사 신축 언급은 시기,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는 점에서 공론화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 이제부터 대구 신청사 건립은 대구통합공항 건립만큼이나 시민들의 관심으로 부상할 것이다.

전국 3대 도시인 대구광역시의 청사로서 너무나 초라한 지금의 청사를 어떤 곳에 어떻게 짓는가는 대구시민에게는 대단한 관심거리일 수밖에 없다. 기왕 시작했으면 대구를 대표할 랜드마크가 되게끔 좋은 건축물이 됐으면 하는 것이 시민의 바람이다. 대구의 역사성이나 전통을 살리고, 대구시민의 자긍심과 정신이 함축된 형상물로 표현됐으면 하는 것이 대구시민의 뜻이라 본다.

그동안 이전이냐 재건축이냐를 두고 논란이 적지 않았다. 지역출신 정치인의 요구도 만만찮았고 구청 단위의 이전 욕구도 갈등을 빚었다.

그만큼 예민한 문제다. 그러나 원칙과 명분이 있으면 이런 문제도 풀어갈 수 있다고 본다. 현재 이전후보지가 경북도청 후적지를 포함 10군데나 된다고 한다. 한군데로 압축시킨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다. 권 시장도 이를 고려, 대구시청 신청사 공론화 위원회를 구성해 시민 공감대를 찾겠다고 했다. 대구통합신공항이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로 추진과정에서 내내 발목을 잡았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반드시 공론화 과정이 있어야 한다. 특히 이와 관련한 시민과의 소통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시청 신청사 건립은 백년대계의 심정으로 시작해야 한다. 외국의 사례를 잘 살펴 서두르지 않고 대구의 랜드마크로서 손색이 없는 형상물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정부의 공모사업에 선정돼 시민의 세금을 쓰지 않는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