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보좌진, 예산협의서 안일한 대응 성토
市는 미래 혁신성장 위해 SOC 등 협조 요청

“대구시에서 올해 신규사업 몇가지를 가지고 왔지만 현실적으로 안되는 것들이 있다. 안되는 것에 대해 힘을 쏟을 필요가 없다. 심의가 안됐는 데도 불구하고 지역예산을 챙겨달라고 하는 것은 힘을 빼는 것에 불과하다”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구시-지역 국회의원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나온 뼈있는 말이다. 대구시 간부들과 대구지역 여야의원 보좌진이 2019년도 국비예산 확보를 위해 머리를 맞대는 자리였지만, 지역보좌진들은 대구시의 안일한 대응을 문제삼았다. 대구시는 이날 간담회에서 보좌진에게 상임위원회별 중점 증액사업에 대한 설명과 함께 정부안에 반영되지 않은 사업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나 보좌진들은 대구시가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더불어민주당 홍의락 의원실 전재문 보좌관은 “대구시에서 안되는 사업은 뺄 필요가 있다. 현실적으로 안되는 사업을 무조건 해달라고 하지 말아야 한다. 역량을 쏟을 수 있는데 집중했으면 좋겠다”며 2018년에 확보하지 못한 예산을 또 다시 올린 사업을 조목조목 거론했다. 특히 대구시가 늑장 대응해 영상진단 의료기기의 AI기반 의료영상분석 기술개발 사업은 내년도 예산 반영이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 정영준 기획조정실장이 “안되는 것을 되게 하는 것이 묘미 아닌가”라고 항변하자, 전 보좌관은 “절차를 밟은 사업을 해야지, 절차를 밟지 않은 사업을 넣는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그런가 하면 일자리 창출과 관련한 지역예산이 일절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보좌관은“지역 청년들의 일자리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운을 뗀 뒤 “대구시 예산설명 내용 중에 일자리를 어떻게 반영하겠다는 내용이 일절 없다. 일자리의 일자도 보이지 않는다”며“이는 정부를 설득하는 과정에서도 마이너스 요인이다. 첨단산업이나 R&D 사업의 경우 어떤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학생 등 취업자를 위한 신규사업도 검토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 다른 보좌관 역시 “문재인 정부는 일자리에 대해서는 상당한 예산을 배정할 것으로 보인다”며 “일자리 관련 사업을 생산해냈으면 좋겠다. 그렇다면 저희들이 적극 도울 용의가 있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대구시의 안일한 자료 준비 등으로 인해 일부 보좌진 사이에서는 “대구시가 예산확보를 위해 이렇게 열심히 하고 있다”며 “생색내기 차원에서 대구시-보좌진 예산정책협의회를 가진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한편, 정영준 대구시 기획조정실장은 “올해도 예산확보가 녹록치 않다. SOC(사회간접자본) 사업은 축소해 SOC분야 사업을 따내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경제성장 한축으로 생각하는 혁신성장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혁신성장을 핵심이 대구라는 점을 어필해 올해도 의미있는 예산을 확보한다면 대구 미래 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며 보좌진들에게 예산확보 협조를 요청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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