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단선(單線)으로 건설 중인 동해중부선 철도를 복선(複線) 전철로 변경 추진하는 방안이 힘을 얻고 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10일 청와대를 방문해 국도7호선 밖에 없는 동해안지역의 SOC 확충과 북방경제시대 물류기반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에서 동해중부선 철도 건설을 복선전철로 전환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청와대는 이에 공감하여 정부차원에서 검토하겠다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철우 도지사는 이날 청와대에서 김수현 사회수석을 만나 동해중부선에 대해 “남북교류협력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는 이 시점에 동해안 철도망 구축이 시급하다”면서 “단선 비전철로는 통일시대를 대비할 수 없고, 시베리아대륙을 횡단하는 대륙철도가 될 수 없는 만큼, 복선전철로 사업을 변경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요청했다. 김 수석도 이에 대해 공감을 표시하며, 정부차원에서 검토할 뜻을 내비쳤다고 경북도 관계자가 전했다.

이에 따라 경북도가 향후 통일시대를 대비하고 유라시아 주도권 확보 등 환동해안시대를 여는 기반시설로 활용하기 위한 포항~삼척간 166.3km 동해중부선 복선전철화 작업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동해중부선 복선화는 유라시아 대륙 진출의 교두보로서 포항항을 동북아 허브항으로 개발하는 데도 필요성이 크다는 게 경북도의 판단이다.

동해중부선 중 포항~영덕 간 44.1km는 지난 3월 단선으로 완공됐으며, 영덕~삼척 간 122.2km는 오는 2020년 완공 예정이다. 디젤기관차가 운용되는 단선철도는 환경오염 문제에다가 최대시속이 100㎞도 나지 않는 등 단점이 많다. 복선전철로 전환할 경우 최대시속이 250km에 이르는 등 비교할 수 없는 강점을 갖게 된다.

경북도는 동해중부선을 세계와 소통하고 교류하는 출발점인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한반도 종단철도(TKR·부산~나진~러시아 하산), 시베리아 횡단철도(TSR·블라디보스토크~모스크바), 유럽철도(EU Rail·모스크바~파리) 구간 1만5천㎞를 하나로 묶는 유라시아 철도(실크로드 익스프레스·SRX) 건설은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상의 핵심이다.

동해중부선이 단선철도로 건설되고 있는 것은 시대변화에 걸맞지 않다. SOC(사회간접자본) 건설은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철저하게 미래지향적으로 추진돼야 한다. LED전등이 휘황한 시대에 고작 호롱불을 켜 들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우리 주변에는 장기적인 예측이 부실하여 천문학적인 예산을 투입하고도 시대에 뒤떨어져서 제 구실을 못하는 시설들이 적지 않다. 동해중부선 건설을 거시적인 안목 속에서 미래 상황에 부합하도록 재구상하는 일은 경제성과 효율성, 편의성 등 모든 분야에서 그 가치가 충분하다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