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철강공단 일대
때아닌 비산먼지 공해
기침도 유발, 고통 호소
원인 조사 나선 포항시
카본계통 먼지 추정
성분 분석 의뢰키로

▲ 11일 포항시 남구 장흥동에 있는 한 정비공장 내 차량 위로 뿌연 분진이 뒤덮여 있다. /황영우기자 hyw@kbmaeil.com

포항철강공단에서 자동차 타이어 정비 협력사를 운영하는 김모(56)씨.

김씨는 몇 달 전부터 출근할 때마다 예전에 전혀 볼 수 없었던 하얀색 가루 먼지가 차량에 가득 덮힌 모습을 목격했다. 먼지의 특이한 점은 반짝반짝 빛이 나는 은색 계열이라는 것. 날마다 먼지가 날려오자 목도 칼칼해지고, 세차를 위탁해 맡긴 손님들의 차량도 금세 더러워졌다. 때로는 육안으로도 식별가능한 분진이 구름처럼 뿌옇게 몰려오기도 했다고 전했다.

분진이 발생하는 현상이 계속되면서 세차나 정비를 맡긴 손님들의 잇단 항의가 쏟아졌다. 곤란해진 김씨는 결국 11일 담당부서인 포항시 소속 대기환경팀에 신고를 했다.

미세먼지 공포가 전국을 불안하게 있는 가운데 포항철강공단 일대가 때아닌 비산먼지 공해에 시달리고 있다. 이곳에는 먼지가 주기적으로 쌓이며 공단업체들의 작업이 방해를 받는 등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11일 오전 11시 포항철공단내 한 자동차 정비공장. 꽤 큰 규모의 이곳 정비공장 일대는 그야말로 ‘분진투성이’였다. 분진 특유의 반짝이는 성질 때문에 공장 현장은 햇빛에 반사된 백사장을 방불케 했다. 또한 분진이 잇따라 날려오며 기침도 유발했다. 인근에는 A업체와 B업체가 작업을 진행 중이다. A업체는 철제 H빔의 녹슨 부분을 작은 구슬 등의 고속 마찰로 벗겨내는 작업(일명 숏트)을 하고 B업체는 아연 도금 등 강판에 코팅을 하는 작업을 주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들 업체의 작업특성을 볼 때 은색의 가루먼지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 개연성을 명확하게 단정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정비공장 직원 심모(57)씨는 “온 사방에 분진이 날리고 있다”며 “차량과 타이어, 공장 바닥 곳곳에 분진이 쌓여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신고를 받은 포항시 대기환경팀은 현장에 출동해 분진의 원인 조사를 벌였으나 정확한 원인을 밝혀내지 못했다.

포항시 대기환경팀 관계자는 “신고를 받은 후 현장에 나와 해당 분진을 물에도 띄워봤지만 뜨는 등 철가루는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며 “카본 계통의 먼지인 것으로 추정되며 현재 정확한 원인 분석을 위해 성분 의뢰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포항철강관리공단 내에는 총 274개 업체가 입주해 있으며 이 중 분진 등을 발생시키는 1차금속산업과 비금속 광물(광물 파쇄 등) 업체가 각각 30여개씩 위치해 있다.

/황영우기자 hyw@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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