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순물 함유 고혈압 약
제조 중지·회수에
지역 환자들 대혼란
의료기관 업무마비 사태도
최종 발표된 115개 약품
병·의원서 재처방 가능

불순물 함유가 우려되는 고혈압 치료제인 발사르탄 원료 의약품에 대한 소식이 알려지자, 포항을 비롯한 경북지역에서도 고혈압 치료약을 복용하고 있던 시민들이 대혼란에 휩싸였다.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류영진)는 최근 중국 ‘제지앙 화하이’ 가 제조한 원료의약품 ‘발사르탄’이 사용될 가능성이 있는 고혈압 치료제 219개 품목(82개 업체) 전체를 점검한 결과, 해당 원료 사용이 확인된 115개 품목(54개 업체)에 대해 판매중지 및 제조중지를 유지하고 회수 절차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어 식약처가 ‘이번 조치 대상 제품을 복용 중인 환자들은 해당 의약품을 처방받은 병·의원 등 의료기관에 상담을 거쳐 처방을 변경 받을 것을 당부한다’고 언급하자, 고혈압 치료약을 복용하고 있던 전국의 수많은 환자들이 현재 복용하고 있는 제품의 ‘발사르탄’ 포함 여부 파악을 위해 병·의원 및 약국에 문의하는 일이 쇄도한 것.

실제로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9일 기준 해당 고혈압 치료제를 복용하고 있는 환자는 17만8천536명에 이른다.

이에 대형병원은 물론 일반 병·의원까지 고혈압약을 처방하는 대부분의 의료기관에서는 월요일인 9일부터 업무가 마비될 정도로 관련 환자의 방문 및 전화 문의가 이어졌다.

고혈압약을 복용하고 있는 전일호(64·상주시)씨는 “고혈압약에 문제가 있다는 뉴스를 접하고 혹시나 내가 먹는 약이 해당되지는 않는지 알아보느라 진땀을 뺐다”며 “다니는 병원이 포항에 있어 직접 갈수도 없는 상황이었는데 전화연결이 잘 되지 않아 한동안 혼자 정보를 찾아보느라 고생했다”고 말했다.

의료기관도 상황은 비슷했다.

포항성모병원 관계자는 “월요일 오전부터 심장내과 등 각 진료과에 고혈압약 성분 관련 환자 문의가 쇄도했다”며 “문의 전화의 90% 이상이 본인이 처방받은 약에 문제가 없는지에 관한 것이었다. 본원에서 처방한 원내외 고혈압약에는 중국산 발사르탄 제품이 포함되지 않아 병원 홈페이지와 각 병동 및 외래에 안내 공고문을 게시하고 환자들을 안심시켰다”고 말했다.

환자는 환자대로, 의료기관은 의료기관대로 혼란에 휩싸이자 보건복지부가 결국 진화에 나섰다.

보건복지부는 우선 “불순물 함유가 우려되는 고혈압 치료제인 발사르탄 원료 의약품으로 최종 발표한 115개 품목에 해당하는 의약품을 복용 중인 환자는 재처방 등을 받을 수 있다”며 알렸고 재처방 방법과 내용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까지 언급했다.

이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복용환자 명단을 파악해 처방을 받은 병·의원 등 의료기관에 제공하면, 의료기관에서는 요양기관업무포털에 접속해 해당 의약품을 처방·조제 받은 환자명단을 확인한 후 환자에게 개별적으로 연락하도록 의료기관의 지침도 마련해 전달했다.

/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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