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스틸러스가 월드컵 휴식기 이후 가진 첫경기에서 무기력하게 패배하며 후반기 전망을 암울케 했다. 포항은 7일 김해운동장에서 열린 ‘2018 KEB하나은행 K리그1’15라운드 경남FC와의 원정경기에서 0-2로 완패했다.

약 한 달 반 가량의 휴식기를 가진 양팀은 모처럼만의 경기에서 새로운 시도에 나섰다. 포항은 오른쪽 풀백 권완규가 시즌 중에 상주 상무로 입대하면서 빈자리를 채우기 위한 전략이 필요했다.

또 반시즌 만에 핵심으로 자리잡은 수비형미드필더 채프만이 훈련 도중 가벼운 부상을 당하면서 미들진 구성도 새롭게 했다.

이에 따라 최순호 감독은 기존의 4-3-3 전술에 새로운 멤버를 대거 투입했다. 왼쪽 풀백 강상우가 오른쪽 풀백으로 이동했고 왼쪽 풀백에는 우찬양이 투입됐다. 센터백 듀오는 김광석, 배슬기가 맡았고 골키퍼 장갑은 강현무가 꼈다.

허리진은 기존 멤버 김승대와 함께 채프만의 빈자리를 이후권이 채웠고 정원진이 뛰던 자리에는 임대복귀한 이진현이 프로데뷔전을 가졌다.

공격 트리오는 부상에서 복귀한 이광혁이 기대주 이근호와 함께 자리한 가운데 유스출신 신인 권기표가 오른쪽 날개로 투입돼 데뷔전을 치르게 됐다.

경남은 말컹, 배기종 등 부상 멤버가 많아 백업 선수들을 대거 주전으로 투입해 경기를 시작했다.

전반 시작과 함께 경남은 파상공세에 나섰다.

전반 2분 경남은 오른쪽 측면에서 포항 우찬양의 파울로 프리킥 찬스를 맞이했다. 프리킥을 포항 수비가 반대편 사이드로 클리어링한 공을 최영준이 잡은 후 날카로운 오른발 크로스를 올린 것을 페널티박스 안에 있던 조재철이 살짝 방향만 바꾸는 재치있는 슈팅으로 팀에 첫골을 안겼다. 경남은 선제골을 넣은 뒤에도 한동안 주도권을 잡으며 포항 문전을 위협했다. 전반 11분 경남 조재철은 왼쪽 측면에서 유지훈이 올린 크로스를 살짝 방향만 바꾸는 터치를 하며 선제골과 비슷한 장면을 만들어냈지만 옆그물에 걸리며 골로는 연결되지 않았다.

포항도 동점골을 만들기 위해 기세를 올렸다.

전반 14분 이광혁이 코너킥 이후 경남 수비가 클리어링 한 공을 재차 잡아 크로스를 올린 것을 김광석이 골문으로 쇄도하며 강력한 헤더를 날렸으나 경남 손정현 골키퍼의 선방에 막혀 득점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전반 37분에는 데뷔전을 가진 이진현이 센터서클 바로 바깥지점에서 왼발로 중거리슈팅을 시도했으나 골문을 넘기고 말았다. 이후에도 양팀은 전반 내내 추가득점을 만들기 위해 공방전을 벌였지만 추가득점을 만들어내는데 실패하며 1-0 경남의 리드로 전반을 마쳤다.

포항은 후반이 시작되자마자 중앙수비수를 배슬기에서 알레망으로 교체하며 변화를 시도했다. 후반 1분 포항의 김승대가 페널티박스 안으로 넘어온 크로스를 상대 수비가 처리하지 못한 틈을 타 결정적인 찬스를 맞이, 왼발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골대 옆그물을 맞추며 동점골로 연결되지 않았다. 경남은 후반 5분 여름 이적시장에서 새롭게 영입한 파울링요를 투입해 추가골을 노렸다.

포항도 후반 17분 권기표 대신 레오가말류를 투입하며 동점골을 위해 총력을 다했다. 그러나 승부의 축은 뜻하지 않은 곳에서 기울어지고 말았다. 수비보강을 위해 투입된 알레망이 후반 21분 수비진영에서 전진패스를 전개하는 과정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범하고 만 것이다. 알레망의 패스를 차단한 뒤 곧바로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을 맞이한 네게바는 침착하게 골문으로 슈팅을 날리며 경남에게 2-0 리드를 안겼다.

포항은 두골이나 뒤지며 득점을 만들기 위해 더욱 애썼으나 앞선에 무게를 둔 사이 오히려 뒷공간이 수차례 열리며 후반 막판까지 경남이 공격을 주도하다 단 한 골도 만들어내지 못하며 경기를 0-2로 끝냈다.

포항은 이번 패배에도 8위 자리는 지킬 수 있었으나 중위권과는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으로 보여 반전을 위한 승부수가 필요할 전망이다.

/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