쁘라삐룬 이어 마리아 북상
포항지역 해수욕장
평소 비해 방문객 급감
거센 파도 타고
쓰레기 하루 20~30t 밀려와
상인들 “엎친 데 덮쳐” 한숨

▲ 5일 태풍 쁘라삐룬에 이은 태풍 마리아 북상으로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긴 영일대해수욕장. 사람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백사장에 쓰레기만 가득 쌓여 을씨년스러움을 자아내고 있다. /황영우기자 hyw@kbmaeil.com

개장 2주째를 맞고 있는 포항지역 해수욕장들이 제7호 태풍 쁘라삐룬에 이어 제8호 태풍 마리아 북상소식이 전해지며 한숨 소리가 커지고 있다.

제7호 태풍은 해수욕장 상인들의 장사를 망친 것뿐만 아니라 해수욕장 백사장에 쓰레기를 산더미처럼 쌓아 시름만 더욱 깊어지게 하고 있다.

5일 오후 1시 영일대해수욕장.

비가 오지 않는 평상시에는 많은 관광객들이 텐트를 치며 해수욕을 즐겨야 하는 풍경이 일상적이지만 현재는 태풍의 추가 북상과 잇따른 비소식, 거세지는 바람으로 인한 높은 파도 등으로 입욕이 통제돼 있다.

면적 4만601㎡에 1천555m의 백사장 길이를 자랑하고 있는 영일대 해수욕장은 그야말로 개미 한마리조차 보이질 않을 정도로 적막감이 돌고 있다.

포항시에 따르면 지난 2일부터 현재까지 6곳 해수욕장에 각각 입욕 통제가 실시 중이다. 바다시청 근로자가 기상 특보의 발효, 파도의 세기 등에 따라 시에 통보해 통제를 진행하는 형식이다.

이에 따라 지난달 23일 개장한 이래 평균 방문객 수는 큰 폭으로 감소했다.

평소 해수욕장의 하루 평균 방문객은 구룡포 해수욕장 220명, 도구 해수욕장 90명, 영일대 해수욕장 660명, 칠포 해수욕장 130명, 월포 해수욕장 760명, 화진해수욕장 250명 선이다.

하지만 입욕 통제가 실시된 이후 영일대 해수욕장은 100명, 월포해수욕장도 100∼150명으로 현저히 줄어들었다.

지난해 포항지역 해수욕장 6곳의 총 관광객 수가 350만3천여명이었고 올해 포항시가 목표하고 있는 피서객 430만명 달성은 처음부터 어긋나고 있다.

상인들은 방문객 감소로 인한 수익 감소로 울상을 짓고 있다.

편의점에서 일하고 있는 임모(27·여)씨는 “기상 악화로 손님이 크게 줄어 매출이 감소했다”며 “약 30% 정도 수익이 줄어들었는데 운영이 계속될 지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횟집에서 운영하는 김모(47·여)씨는 “요즘 최저임금 인상도 그렇고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으로 운전기사 등 단골손님의 발길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며 “거기에다 태풍까지 연이어 오는 바람에 예전에 100명 정도였던 손님이 지금은 30명 정도로 감소했다”고 하소연했다.

태풍 등으로 파도가 거세져 해안가로 떠내려 오는 쓰레기 양도 크게 늘고 있다.

영일대 해수욕장의 경우에는 일평균 2t 가량의 쓰레기가 평균적으로 나오지만 최근 태풍이 지나간 이후론 20∼30t까지 쓰레기량이 대폭 증가했다.

현재 영일대 해수욕장의 경우. 바다시청을 기준으로 여객선 터미널 방향은 중앙동사무소가, 설머리물회지구 방향은 두호동사무소가 각각 쓰레기 수거를 담당하고 있다.

각 동사무소는 10여명의 기간제 근로자를 투입해 매일 청소를 하고 있지만 처리 속도가 늦어짐에 따라 2차적인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관광객들의 미관을 찌푸리게 하는 해안쓰레기 처리에 이중고를 겪고 있는 상황.

해안쓰레기 특성상 수분을 많이 머금고 있어 부피와 무게를 줄이기 위해 어쩔수 없이 7∼10일간 건조기간을 거쳐야 하는데 건조가 이뤄지는 장소도 해수욕장 일대이기 때문이다.

두호동사무소 관계자는 “기상악화시 해안쓰레기가 대폭 늘어나 처리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청소과의 입장 변경 등으로 이중 부담이 크다”며 “시가 나서서 전체적인 조율을 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6년 만에 태풍이 갑작스레 닥쳐왔고 계획 수립 단계에서 장마와 태풍의 영향을 미리 예상할 수는 없어 현재로서는 별다른 대책은 없는 상태다”라며 “기상 악화에 대한 안전관리를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지난해 형산강 일대에서 열렸던 불빛축제가 올해에는 영일대 해수욕장에서 열릴 예정이다”며 “태풍이 지나고 날씨가 좋아지면 지역 해수욕장의 방문객 수가 크게 늘어나 활기를 되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제7호 태풍 마리아는 4일 오후 9시에 발생, 5일 오후 3시 현재 괌북서쪽 180㎞ 해상에서 시속 15㎞의 속도로 일본 오키나와를 향해 서북서진하고 있다. 태풍반경 230㎞에는 중심기압 985hpa, 초속 27m(시속 97㎞)의 바람이 불고 있다. 소형급 약한 태풍이지만, 앞으로 중형급 강한 태풍으로 발달할 수도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예상진로는 10일 오후 3시께 오키나와 남동쪽 210㎞까지 북상한 뒤 중국 연안에 상륙할 가능성이 가장 크지만, 북동쪽으로 방향을 틀어 한반도 부근까지 올라올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황영우기자

    황영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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