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와 경북지역에서 최초로 더불어민주당이 다수당을 차지한 대구 수성구의회에서 의장단 및 상임위원장 선출을 놓고 잡음이 일고 있다. 특히, 다수당을 선점한 민주당의 첫 행보가 자유한국당과의 공조라는 점에서 ‘주민들의 의사를 무시했다’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대구 수성구의회는 5일 오전 첫 회의를 열고 의장과 부의장을 선출할 예정이다. 의장과 부의장에는 각각 민주당 김희섭 구의원과 한국당 최진태 구의원이 내정된 상황이다. 수성구의회는 지난 6월 13일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10석, 한국당 9석, 정의당 1석씩 당선했다. 이에 따라, 큰 변수가 없다면 민주당 소속 의장과 한국당 소속 부의장의 당선이 확실시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민주당은 정의당을 배제시키고 한국당과 협치 과정을 거쳤다. 민주당은 6일 예정된 상임위원장 선거에서도 운영위와 상임위 등 4개의 위원장 자리를 2개씩 나누기로 합의를 이뤘다. 당초 대다수의 여론이 ‘10석의 민주당과 1석의 정의당이 공조를 통해, 수성구의회를 이끌 것’이라고 예상했다는 점에서 의외라는 평가가 대다수다. 10석의 민주당과 1석의 정의당이 공조한다면, 의장단은 물론 상임위원장 자리도 우위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지방선거에서 민주당과 정의당이 “자유한국당은 적폐 대상”이라고 했다는 점에서 더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비친다.

이에 대해, 정의당 김성년 구의원은 “나에게는 아무런 연락이 없었고 민주당 김희섭 의원이 평소 친분이 두터운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부의장을 제안하고 함께 하기로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선거에서 주민들이 10명의 민주당 의원을 의회로 보낸 건 자유한국당 독점의 의회를 개혁하고 자유한국당 단체장을 제대로 감시하고 견제하라는 뜻일 것”이라면서 “압도적인 지지로 10명이나 되는 의원을 보내준 주민들의 뜻을 배반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향후 민주당과의 공조는 상황에 따라)행동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소속의 한 구의원은 “안타깝다”면서 “의장단 선출 문제는 제대로 알지 못한다. 내막을 알아봐야 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순원기자 god02@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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