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한국·독일전 뒷얘기

▲ “우리가 원하는 태극전사의 모습이 바로 이런 겁니다.”라며 28일 새벽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 모여 대표팀을 응원하던 시민들이 입을 모았다. FIFA랭킹 1위이자 디펜딩 챔피언인 독일을 2:0으로 꺾으며 2018 러시아 월드컵 예선전 최대 이변을 일으킨 한국대표팀이 후반 추가시간에 연속골을 터트리자 한마음으로 응원하던 시민들이 열광하고 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태극전사들이 독일 전차군단을 물리쳤다. 한국 축구국가대표는 제21회 2018 FIFA 월드컵 F조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독일을 2대 0으로 완파했다. 비록 16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디팬딩 챔피언이자 세계 랭킹 1위를 꺾은 태극전사들의 월드컵 뒷얘기로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독일을 이길수 있을까
혹시나… ‘짜릿한 현실’로
골 터진 순간 함성 대단결
수훈갑 조현우 골키퍼
아내와 포항서 결혼 인연
16강 진출 확정 멕시코
항공료 등 할인 이벤트

□ 전국에 울려퍼진 ‘대∼한민국’

독일과 월드컵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가 열린 지난 27일 저녁.

이미 앞선 2번의 패배로 시민들 상당수가 ‘경기를 아예 보지 않겠다’, ‘세계 최강 독일을 어떻게 이기냐’며 자조섞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대다수 시민들은 혹시나 하는, 지난 2002년 월드컵의 뜨거운 명승부를 선수들이 선보이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대구 라이온파크 경기장에서 거리응원전이 열렸지만 포항시의 거리응원전은 장마로 취소됐다. 대다수 시민들은 술집으로, TV가 반기는 집으로, 삼삼오오 발걸음을 옮겼다. 일찌감치 귀가한 탓에 거리는 한산했고 식당가는 거의 개점휴업 상태였다.

커피전문점을 운영하는 강성현(33·장량동)씨는 “지난 2경기 패배로 실망감도 크지만 우리 선수들의 막판 저력을 믿는다”며 “때마침 경기 시작시간이 오후 11시인데 가게를 20분 정도 일찍 마치고 우리 선수들을 TV중계를 통해 응원해야 겠다” 고 말했다.

전후반 45분 내내 가슴을 졸이며 경기를 지켜보던 시민들은 후반 추가시간에 첫 골이 터진 순간, 아파트와 원룸촌 등 시내 전체에서 동시에 함성이 터져나왔다. 손흥민 선수의 추가골로 승리가 확정되는 순간, 포항시가지 전체가 일순간 함성소리로 ‘일치단결’했다.

술집을 운영하는 문신희(30·죽도동)씨는 “스웨덴과 멕시코와의 경기때보다 손님이 적어 다소 쳐진 분위기였지만 생각지도 못했던 골들이 터져나오자 환호성으로 가게가 들썩였다”며 “특히 조현우 골키퍼의 인상깊은 플레이가 승리할 수 있는 가장 큰 요인인 것 같다”고 말했다.

□ 조현우 골키퍼의 포항 인연

조현우(대구FC) 골키퍼의 포항과의 인연도 화제였다.

지난 2016년 12월 10일 조 선수는 미모의 연구원인 이희영씨와 포항 필로스호텔 2층 그랜드 홀에서 결혼식을 했다. 조 선수는 지난 2015년 3월 지인의 소개로 경북대학교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던 아내를 처음 만나 부부로서의 인연을 맺었다. 현재 부인 이희영씨는 포항시 북구 양덕동의 한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으며 조현우 선수는 주말마다 이 곳을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현우 선수의 아내 사랑은 익히 알려져 있는 얘기다. 자신의 프로통산 100경기 기념행사가 열린 안산전 홈경기에서 많은 팬들 앞에서 당시 예비신부인 부인에게 프로포즈를 해 감동을 주기도 했다.

아울러 SNS상에는 조현우 선수가 부인에게 보내는 문자메시지에 하트모양의 이모티콘을 가득 담아 애정을 표현하는 글이 공개되기도 했다.

□ SNS 패러디 등 각양각색 반응

세계 최강인 독일을 떨어뜨린 한국의 비상한 선전에 다양한 반응들이 쏟아졌다.

특히 가장 큰 수혜를 입은(?) 멕시코는 그야말로 한국사랑으로 넘쳐났다. 스웨덴에 지고도 16강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우선 멕시코 기업의 프로모션이 이어졌다.

멕시코 최대 항공사인 아에로멕시코는 자사 공식 트위터를 통해 “당신은 우리 한국을 사랑한다. 우리의 멕시코 항공편을 20% 할인한다”는 글과 함께 항공권 염가할인 공세를 펼쳤다.

아마존 멕시코도 태극기를 걸고 한국 브랜드 제품에 대해 특별할인에 들어갔다.

국내 기업 스마트폰과 TV, 생활가전, 화장품 등 100여 가지 제품을 10∼30%가량 할인판매하기 시작했다.

또한 멕시코 현지에서는 수백명에 이르는 멕시코 응원단들이 주멕시코 한국대사관 앞으로 몰려와 “우리는 모두 한국인”, “한국 형제들 당신들은 이미 멕시코 사람”이라며 환영의 기쁨을 표현했다.

SNS상에서도 재미있는 패러디 영상들이 잇따라 선보였다. 조현우 골키퍼의 슈퍼 세이브를 중국영화 ‘소림축구’에서 악당들의 슈팅을 온몸으로 막아내는 배우의 연기장면으로 묘사했다. 또한 조 선수를 구세주로 지칭하는 모습과 브라질과 프랑스의 위치를 가르킨 후 대한민국의 위치는 어디냐고 묻자 가슴속에 살아있다며 추켜세우기도 했다.

멕시코 현지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는 한국식 가라오케에서도 멕시코 국민들이 가슴에 손을 올리고 ‘애국가’를 부르는 장면도 소개됐다.

/황영우기자

 

    황영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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