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ㆍ특집
모든 세대가 즐길수 있는 다양한 레퍼토리·수준높은 공연 선사 최선
홍성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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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18.06.28   게재일 2018.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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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항 영일대해수욕장 가설무대에서 버스킹이 펼쳐지고 있다. 사진제공/포항문화재단
 

# 딜레마 1.

오스트리아엔 비엔나 국립 오페라극장이 있다. 1년에 300회 가까운 클래식, 오페라, 발레 공연이 열리지만 극장 측에선 관객 동원을 걱정하지 않는다. 거의 대부분의 공연이 입석까지 매진될 정도니까.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자타가 공인하는 비엔나 국립 오페라극장 단원들의 기량은 “경제적 안정에서부터 출발했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이 극장 단원 330여 명은 매달 극장으로부터 생활에 불편함을 느끼지 않을 정도의 넉넉한 월급을 받는다. 비엔나 국립 오페라극장이 생긴 건 지금으로부터 149년 전. 그때부터 지금까지 교향악단, 오페라단, 발레단을 후원하겠다는 이들이 줄을 섰다.

극장 설립 초기엔 귀족과 돈 많은 딜레탕트(dilettante·호사가)가 주된 후원자였다면, 지금은 세계 유수의 기업과 예술 애호가들이 적게는 수백만 원에서부터 많게는 수십억 원씩을 흔쾌히 극장에 내놓고 있다. 이들이 후원을 통해 얻는 홍보효과 역시 크다. 포항을 포함한 대구·경북지역 공연 관계자들에겐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대구와 경북엔 150년 된 공연예술 전문극장이 없고, 오페라나 발레 공연 후원에 선뜻 나서는 이들도 드문 게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지자체나 독지가의 적극적이고 통 큰 투자 없이 대중적 토대가 미약한 클래식 공연을 무대에 올리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일까.



# 딜레마 2.

관객이 없는 공연장은 ‘팥소가 빠진 붕어빵’과 다를 게 없다.

그런 차원에서 보자면 서울은 축복받은 도시다.

서울과 인근 인천·경기지역의 인구를 모두 합하면 자그마치 2천500만 명. 한국인의 절반이 그곳에 몰려 산다. 젊은이들의 거리 공연에도 수백 수천의 관객이 들어차고, 대중예술은 물론 발레와 오페라를 좋아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그렇기에 다른 지역에 비해 공연예술 관계자의 한숨 소리가 크지 않다.

사실 클래식을 좋아하는 서울 사람들의 비율이야 다른 도시와 큰 차이가 없을 터. 하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핵심’은 그곳에서 생활하는 사람의 숫자다.

포항의 인구는 대략 50만 명. 서울·인천·경기의 1/50이다. 포항 공연예술 관계자들이 1천 석 극장에 오페라나 발레 관객을 가득 채우려면 서울 공연 기획자에 비해 50배 이상의 노력을 쏟아야 한다는 산술적 계산이 나온다.

그렇다고 공연장을 채우기 위해 ‘인구 늘리기 운동’을 벌일 수도 없는 일. 그야말로 딜레마(Dilemma·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궁지)가 아닐 수 없다.

 

  ▲ 가수 장사익의 포항 공연은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 가수 장사익의 포항 공연은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글 싣는 순서

1. 포항에선 어떤 문화예술 공연이…
2. 비엔나 국립 오페라하우스를 가다
3. 비엔나 공연예술가와 관객들
4. 젊음 넘치는 ‘서울 홍대거리’
5. 다양한 공연이 펼쳐지는 포항으로



열악한 공연 인프라·적은 인구 등
악조건에도 불구
시민 위한 다양한 공연 마련에 열성
더 풍부한 공연 예술 위한
지자체·독지가 등 후원 아쉬워


 

  ▲ 영일대해수욕장을 찾은 사람들이 거리 공연을 즐기고 있다.  
▲ 영일대해수욕장을 찾은 사람들이 거리 공연을 즐기고 있다.



◆ 포항 공연예술계, 역량 강화와 적극적 마케팅으로 난관 극복



공연예술계가 겪는 어려움은 비단 대구·경북지역의 문제만은 아니다. 한국 대부분의 도시들이 유사한 걱정을 하고 있다.

그런 까닭에 “어떻게 하면 양질의 공연을 시민들에게 선물할 수 있을까?” “홍보의 방식을 달리하면 사람들이 공연장을 찾아줄까?”라는 건 포항문화재단과 포항시립예술단이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고민이다.

그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포항시립예술단은 시민들의 일상에 생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시민이 행복한 공연서비스 제공’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각 예술단의 화합과 결속을 위한 조직구조 개선과 단원 경쟁력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시립교향악단을 이끌 상임지휘자의 영입으로 구심점을 세우고, 공연기획과 홍보업무를 효과적으로 지원할 전임 사무단원도 배치할 계획이다.

여기에 지휘자와 연출가를 중심으로 비전을 설정해 공연의 세부계획을 수립하고, 예술단의 특성에 따른 정기공연과 합동공연, 기획공연과 초청공연 등을 지속적으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클래식의 대중화와 전통공연의 저변 확대도 빼놓을 수 없다”는 게 포항시립예술단의 각오다. 이를 위해 학교, 기업, 복지시설로 찾아가는 공연을 기획하고 포항의 명소 곳곳에서 야외공연과 테마공연도 펼칠 예정이다.

시립교향악단의 경우 클래식에서부터 팝, 대중가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아우르며 “클래식은 지루하고 어렵다”는 인식을 깨는데 한몫하고 있다.

 

   
 

지난해 4회의 정기공연과 44회의 찾아가는 공연, 8회의 특별공연으로 포항시민들에게 즐거움과 감동을 선사한 시립교향악단. 올해는 모든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친숙한 레퍼토리로 관객들을 찾게 된다.

정기공연 등과 함께 복지시설과 재난 현장을 찾아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의 정서를 안정시키고, 희망을 돌려주겠다는 의지도 충만하다.

시립합창단은 지난해 이충한 상임지휘자가 부임했고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통해 조직력을 갖추어가고 있다. “앞으로는 지역을 넘어 세계 속에 포항을 알리는 합창단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단원 모두가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비전도 세웠다.

시립연극단 또한 올해 포항시민과 관광객들에게 선보인 다양한 작품으로 눈길을 끌었다. 주목받는 신예 박훈영의 창작극 ‘클로즈 업’과 정기공연 ‘철로’는 이미 무대에 올려져 극장에 모인 사람들의 호평을 받았다.

 

   
 



◆ 포항문화재단이 준비한 기대되는 공연들



작년에 이어 올해도 ‘화제의 공연’을 여러 편 선보이고 있는 포항문화재단의 하반기 공연에 관심을 가진 이들도 적지 않다.

7월 14일 포항시청 대잠홀에서 펼쳐질 가족극 ‘브러쉬’는 ‘2018 문예회관과 함께하는 방방곡곡 문화공감사업’ 선정작. 그림과 음악을 결합시켜 생동감 넘치는 무대를 선보일 이 공연은 영국 에딘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아시안 아트 어워드’를 수상하기도 했다. 입장료도 1만원으로 저렴해 가족 단위로 부담 없이 볼 수 있을 듯하다. 9월 14일과 15일엔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뮤지컬 ‘시카고’를 만날 수 있다. 아이비, 김지우, 남경주, 안재욱 등이 출연하는 이 공연은 이미 관람한 수많은 관객들이 재미를 보증하는 뮤지컬이다.

 

   
 

찬바람이 불어올 12월이 되면 국립합창단이 포항을 찾는다. ‘2018 국립 명품시리즈’로 명명된 ‘메시아’ 공연이 포항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리는 것.

몇몇 클래식 전문가들이 “죽기 전에 한 번은 들어야 할 명곡”으로 지목한 ‘메시아’가 자신에겐 어떤 감동으로 다가올지 궁금한 이들은 벌써부터 기대가 크다.

이처럼 포항시립예술단과 포항문화재단 공연예술 관계자들은 비엔나에 비해 열악한 공연 관련 인프라와 서울에 비해 매우 적은 ‘공연 향유 인구’라는 조건 속에서도 악전고투(惡戰苦鬪)를 지속하고 있다.

공연예술에 관심을 가지고 클래식과 오페라를 관람하는 사람들은 말한다. “지방 소도시에서 접하기 어려운 해외 아티스트의 공연과 무용, 그림 전시회를 포항에서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이는 공연을 기획하고, 준비하고, 무대에 올리는 문화 관련 단체에겐 아픈 지적이다. 하지만 다수의 시민들은 처한 여건 속에서 최선을 다하는 포항의 공연예술계에 따뜻한 박수와 격려를 전하고 있다.

 

   
 

이 기획 연재기사가 시작될 무렵 “한 편의 공연이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도 있다”는 문장을 쓴 적이 있다. 포항문화재단과 포항시립예술단은 ‘인간의 삶을 바꾸는 일’을 하고 있다. 이는 그들이 쏟는 땀과 열정이 소중한 이유이기도 하다.

/홍성식기자

<끝>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을 받아 작성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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