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 수 권

찔레꽃이 피면 갈거나

약산 동대

진달래꽃이 피면 갈거나

봄날은 다시 와 광주천변에 휘늘어진 수양버들

하마 꾀꼬리 울음도 깃들일 법하다만

내 고향은 넹변이야유

한잔 술에도 얼큰한 복덕방 김씨 영감

오늘은 어린 손주놈 손목 잡고 나와

촘촘한 버들눈을 훑어내어

때끼칼로 촐래를 만들어 부니

고운 가락이 샘물 솟듯 한다

어린 손주놈도 멋모르고 따라 솟고

오가는 행인들 발끝도 따라 솟는다

잠시 제가끔 아득한 향수가 물결을 친다

내 고향은 넹변이야유

한잔 술에도 얼큰한 복덕방 김씨 영감

찔레꽃이 피면 갈거나

약산 동대

진달래꽃이 피면 갈거나

김소월 시인의 시에도 나오는 영변의 약산 동대는 봄이면 온 천지 진달래꽃이 만발한 곳이다. 시인은 꼭 김소월을 닮은 남녘 빛고을 광주의 서정시인이다. 올 봄은 실향민 김씨 영감의 소망처럼 민족 화해와 분단 극복의 희망적인 기운이 반도를 덮고 있는데 안타깝게도 시인은 몇 해 전 돌아가셨다. 시인의 바람처럼 남북이 민족 동질성을 회복하고 화합하여 통일의 날이 빨리 왔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