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훈<BR>경북도청본사 취재본부장
▲ 이창훈 경북도청본사 취재본부장

이번 6·13지방선거에서 전국적으로 더불어민주당 바람이 불어닥친 것과 궤를 같이해 경북도의회도 변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자유한국당 일색으로 집행부 견제를 위한 토론과 논의 등이 일사천리로 진행되던 관행에서 탈피해 보다 진지하고 격렬한 토론의 장을 만들어 민생행보를 해야 한다는 여론이다.

경북도의회에 민주당 의원이 대거 입성하는 등 변화의 바람이 보수의 심장이라 여겨지던 경북에도 불어닥쳤다.

그동안 예산을 비롯 각종 조례 등 의안통과에 일사불란한 모습의 ‘거수기 역할’에 눈총받던 경북도의회도 이제 격랑이 일 전망이다.

최근 치러진 전국동시지방선거 결과, 경북도의회에 민주당이 지역구 7명, 비례대표 2명 등 총 9명이 입성했다. 김현권 국회의원(비례)의 부인이 의성에서 당선된 것을 비롯, 포항에서 2명, 구미 3명, 칠곡 1명 등으로 민주당 후보가 경북도의회 지역구의원으로 당선된 것은 1995년 전국동시지방선거 영양군 제1선거구 이후 23년만이다.

이들 당선자는 의회 개원을 앞두고 현재 똘똘뭉쳐 열심히 공부하며 상임위원장 1명과 원내교섭단체 구성 등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지는 등 제 목소리를 내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이들의 면면도 민주당 중앙당 당직자 출신을 비롯 여권 불모지에서 파란을 일으킬 능력을 가진 강골(强骨) 출신이라 향후 경북도의회 운영을 놓고 다수당인 자유한국당과 상당한 마찰을 예고하고 있다. 11대 경북도의회는 자유한국당이 41명, 더불어민주당 9명, 바른미래당 1명, 무소속 9명으로 총 60명이 정수다.

이렇듯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위주로 구성돼 있던 경북도의회가 양분됨에 따라 적절한 집행부 견제로 지역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와 정당 간의 정치 이념에 따른 극한대립 구도가 형성될 것이라는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즉 한국당 소속 의원과 권력 다툼을 벌이느라 본연의 업무를 등한시할까 우려되고 감시와 견제라는 의회 기능이 정치 이념 구현을 위한 대립으로 흘러가지 않겠느냐는 우려다.

하지만 의회 본연의 기능을 살리기 위해서는 민주당의 대거 입성을 환영하는 분위기도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의회의 기능은 행정 권력의 감시와 견제였으나, 그동안 그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결과가 이번 지방선거에서 나온 것인 만큼 ‘지역이 좀 더 성숙해지고 한층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다.

그동안 경북도의회는 자유한국당의 독무대로 소수당인 민주당을 비롯 일부 무소속 의원은 다수당에 묻혀 거의 숨소리도 내지 못하는 등 의회운영의 대부분이 일방적으로 진행된 것이 사실로, 제대로 된 의회본연의 역할이 아쉬웠다는 게 중론이다. 정당정치는 일당독식이 아닌 다수의 당이 타협과 양보를 통해 민의를 만들어 가는 것이 바람직한 만큼, 이번을 계기로 보다 건전한 의회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는 의회판도가 어느 정도 변화돼, 다수당인 자유한국당도 일방적인 독주체제를 벗어나야 하고, 민주당도 다수당에 대해 발목잡기식의 억지는 삼가야 한다는게 여론이다. 어떠한 문제에 직면했을 때 가장 중요한 해법이 있다. 즉 당리와 당략을 떠나 시도민을 먼저 생각하면 된다. 그러면 해답이 보이기 때문이다.

다음달 5일 개원하는 경북도의회는 이제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현재 차기 의장단 선거를 놓고 치열한 물밑경쟁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이번에는 김관용 도지사가 물러나고 신임 이철우 지사가 집행부를 이끌어가게 돼, 이를 견제하는 도의회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차기 경북도의회는 사상 최초로 다수 야당이 입성한 만큼 의회를 잘 이끌어 보다 성숙된 의회의 상을 정립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