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김포 노선
탑승률 50% 미만
적정 인원 90명 보다
30명 많은 직원 고용 중

에어포항이 지역 저가항공사로서 야심차게 출범한지 4개월여만에 ‘매각설’에 휘말리고 있다.

환동해권 중심도시 포항의 하늘길이 막히지 않도록 에어포항 경영안정을 위한 특단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에어포항의 매각설은 조종사와 정비사 등 고정비용의 부담 때문에 향후 5년 정도 적자가 이어질 가능성이 큰 데다 경북도와 포항시가 20억원씩을 출자 지원키로 한 계획이 당초 일정보다 미뤄지면서 흘러나오고 있다. 경영적자 요인이 상존하고 있어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매각설이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에어포항은 매달 4억∼5억원의 적자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항공사측은 구체적인 수치를 밝히지 않고 있다. 포항~제주노선의 경우에는 탑승률이 85% 이상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운행을 이어가고 있지만, 포항~김포노선은 탑승률이 50% 미만에 그쳐 수익률도 떨어져 있는 실정이다. 또 초기비용인 비행기 구입 등을 비롯해 향후 늘어날 비행기 수요(5∼6대)를 고려해 운행할 인원을 미리 고용한 것도 경영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에어포항은 당장은 비행기 2대 운행에 관련 인력으로 조종사 6명 등 총 120명을 고용중이다. 이는 업계가 적정 인원으로 보는 90명을 훨씬 넘는 수치다. 에어포항은 현재 포항~제주 노선에 1대, 포항~김포 노선에 1대 등 총 2대의 비행기를 투입, 주 70회 운항하고 있다.

경북도와 포항시의 약속한 각각 20억원의 출자 지원이 미뤄지는 것도 경영압박 요인으로 가세하고 있다. 에어포항의 AOC(운항증명)가 지난해 7∼8월에 나올 예정이었으나 올해 2월로 늦춰지면서 출자 역시 올 6월에서 오는 2019년으로 덩달아 미뤄졌다. 출자 지원을 하기 위해서는 경북도의 경우 행정자치부의 승인과 주민설명회가 필요하며 최종적으로 행정자치부의 심의를 통과해야만 가능하다. 경북도와 포항시가 지원할 의도는 분명하지만 법적 절차를 거쳐야 해 출자지연 요인이 되고 있다.

이 때문에 지역에서는 에어포항의 매각설이 계속적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소문의 요지는 “에어포항이 최근에 국내외 매입처를 찾고 있으며 사업주가 투자한 100억원과 에어포항 허가권 프리미엄 50억원을 더한 150억원에 매각할 것”이라는 것이다.

에어포항 측은 이런 소문을 극구 부인하고 있다. 에어포항 관계자는 “항공기를 띄운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회사 내부에서도 그런 얘기가 나온 적이 없다”면서 “대주주인 동화전자 측으로부터 ‘그런(매각) 계획이 전혀 없다’는 확답을 받았다”고 말했다.

에어포항의 인적 구성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회장 아래에 대표이사를 두고, 경영지원실과 안전보안·운항통제실을 지휘하고 있다. 그 아래로 운항본부, 정비본부, 영업운송본부, 관광마케팅본부 등이 가동되고 있다.

그러나 회장으로부터 시작해서 임원진들의 절반 가량이 군 출신으로 배치돼 있어 에어포항의 경영에 전문성 확보가 과제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성일 회장은 공군참모총장 출신이며 고덕천 대표이사 역시 예비역 공군 소장이다. 그 외에도 군출신 인물들이 상당수 포진해 있다.

포항 경실련 관계자는 “현재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전문경영인의 수급이 절실하다”며 “사업을 무리하게 진행하다가는 더 큰 어려움에 처할 수도 있다. 아시아나항공도 결국 철수한 사례가 있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포항공항에서 항공유가 급유되지 않는 여건도 에어포항에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에어포항은 현재 운영되는 비행기의 급유를 포항공항이 아닌 제주공항과 김포공항에서 받고 있다.

긴급상황일 때 포항공항에서 급유가 가능하지만 평시 급유를 받지 못하고 있다. 군 당국의 협조가 필요한 대목이다.

에어포항 관계자는 “포항공항이 군 공항이라 급유가 안되지만 비상시에는 급유가 가능하다는 조항이 있다”며 “현재 운행에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런 문제들이 공론화되는 것 자체를 에어포항 측은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여건은 개선되지 않고 비판적인 시선만 받게 될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에어포항 관계자는 “미국의 사우스웨스트라는 지역항공사가 있는데 우리 에어포항과 아주 비슷한 환경에서 시작했다”며 “비관적인 입장에서 바라보지만 말고 현재 세계 물동량 톱 3위 안에 드는 사우스웨스트 항공사처럼 에어포항이 성장하리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지역 경제계는 “포항지역의 유일한 하늘길이 닫히지 않도록 지역 정치권과 사회 각계가 에어포항의 경영여건을 개설하는데 도움을 줄 필요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황영우기자 hyw@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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