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패배 책임 당연한 일”
중진·친박, 김성태 사퇴 촉구
초·재선은 찬반의견 분분
“국민이 부여한 마지막 기회”
김성태, 쇄신 드라이브 의지

자유한국당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이 추진하는 혁신비상대책위원회 준비위원회(비대위 준비위)가 순항할 수 있을까.

한국당 당내 중진 의원들이 ‘반(反) 김성태’ 목소리를 전면에 내며 계파간 극한 대립을 벌이면서 비대위 준비위 출범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일부 중진과 친박계 의원들은 김성태 사퇴론을 주장하고 나섰다.

심재철·이주영·유기준·정우택·홍문종 등 자유한국당 중진의원 5명은 25일 오전 “선거에서 패배하면 책임을 지는 것은 정당정치의 당연한 일”이라며 김성태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투톱이었던 김 원내대표는 마치 자신은 책임이 없다는 듯한 행동하고 있어 또다시 민심을 배반하고 있다”며 “비대위 준비위를 구성한 것도 물러나야 할 사람이 벌인 무책임하고 월권적인 행동에 불과하다. 준비위는 즉각 해체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당 나경원 의원도 이날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독단적, 편향적 결정으로 시비거리를 만들 것이 아니라, 치열한 당내 토론부터 시작할 것을 촉구한다”며 김 권한대행 비판에 가세했다. 나 의원은 “김 원내대표는 조기전대 반대 및 비대위 구성결정, 당 해체 쇄신안 발표, 비대위 준비위 구성 등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다”며 “더욱이 준비위 구성을 보면 지난 의원총회에서 앞장서서 김 원내대표의 사퇴 반대 의사를 표명한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국당 초·재선 의원들은 이날 오후 모임을 갖고 당내 계파 갈등을 경계한다는 입장엔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김성태 사퇴 문제를 놓고는 찬반 의견이 분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친박계를 중심으로 한 일부 강경파는 이날 모임에서 김 권한대행의 사퇴를 촉구하는 연판장을 돌리고 신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진태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김 권한대행은 선거참패 책임을 모면하기 위해 있지도 않은 친박을 만들어 당을 분열시키고 있다”며 “이런 분에게 배의 키를 맡길 수는 없다. 철지난 친박 타령 그만두고 하루 빨리 물러나는 것이 옳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반면, 계파색이 옅은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는 비대위 출범까지 관망하자는 입장이다.

이러한 가운데 김 권한대행은 사퇴 요구를 불식시키는 데 주력하며 쇄신 드라이브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전날 비대위 준비위에 초·재선모임의 간사격인 김성원·박덕흠 의원을 인선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더 나아가 김 권항대행은 이날 오전 6ㆍ13 지방선거 후 처음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혁신과 쇄신을 통해 새롭게 태어나는 한국당이 되겠다. 국민이 부여한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며 “혁신비대위 준비위원회는 대수술을 집도할 혁신 비대위원장을 잘 구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행은 또 최근 수면위로 불거진 계파 갈등을 의식한 듯 “저희는 어느 누구도 서로 탓하고 미워하고 원망해선 안 된다”며 “저는 아무런 사심 없이 혁신비대위를 안정적으로 출범시키는 데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6·13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한국당이 비대위 구성을 위한 준비위를 출범시켰지만 당내 의견이 엇갈리는 등 파열음만을 내면서 또다른 당내 분란 요인이 되고 있다.

/박형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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