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사로 보호수 지정해제
흔적 남겨 관광자원 활용

대구를 ‘능금의 도시’로 알렸던 청라언덕 위 사과나무<사진>가 3세목에게 자리를 넘겨줬다.

대구 중구는 “청라언덕 위 사과나무에 대한 보호수 지정해제와 우선적으로 고사부분 제거, 지주목 철거 등 정비작업을 실시했다”고 21일 밝혔다. 중구는 다만, 2세목의 일부 흔적을 남겨 스토리가 이어지는 관광자원으로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중구에 따르면, 대구시 보호수 1호로 지정 관리되어 오던 한국 첫 서양 사과나무의 자손목(2세목, 수령 80년)이 꾸준한 생육개선에도 불구하고 끝내 자연사했다.

나무둘레 0.9m, 높이 6m에 달하는 이 사과나무는 역사성을 인정해 2000년도에 보호수로 지정되어 지속적인 외과수술, 생육환경개선에 힘써왔지만 오랜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했다.

지금까지 사과나무 2세 자손목은 근대골목투어 2코스의 시작지점인 청라언덕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역사문화적 자산으로서의 가치를 높이 평가받으며 보호수로서 역할을 다 해왔다. 다행인 것은 2세목 고사에 대비해 2007년부터 육성하고 2012년에 옮겨 심은 3세목이 옆에서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 것이다.

중구청 관계자는 “비록 2세목 사과나무는 안타까운 마음으로 떠나보내지만, 이를 계기로 중구의 역사가 깃들어있는 보호수 관리에 대해 체계적인 관리계획을 수립하여 상시 확인과 생육개선, 외과수술, 가지치기 등 보호수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에 고사한 청라언덕 사과나무는 서양에서 들여온 한국 최초의 사과나무 자손이다. 1899년 동산의료원 초대 병원장인 우드브리지 존슨 박사는 사과 묘목 72그루를 국내에 처음 들여와 중구 남산동 자신의 사택 주변에 심었다. 마지막 남은 자손목이 바로 이 나무다. 사과나무는 98년 남산동에서 현재의 청라언덕으로 옮겨졌다. /박순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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