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 KBS 2TV ‘슈츠’ 출연
“이제 중견배우… 욕심 버릴 것”

▲ 배우 김영호씨가 최근 김포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함 대표는 악마 같은 인물이라고 생각하고 연기했습니다.”

KBS 2TV 수목극 ‘슈츠’에서 극 중 법무법인 강앤함의 함 대표로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은 배우 김영호(51)를 최근 김포에서 만났다.

김영호는 극 중간부터 투입됐음에도 강앤함의 대표변호사 강하연(진희경 분)과 밀리지 않는 기 싸움을 보여줬다.

“감독이 함 대표는 악마, 살모사 같은 사람이고 출연해서 ‘슈츠’를 ‘쫀쫀하게’ 만들어 달라고 하더라고요. 전 함 대표라는 인물만 보고 들어가기로 했어요. 함 대표 첫 등장부터 강했죠. 웃으면서 대사를 하고 있는데도 악마 같았어요. 진희경 씨도 비 오는 날 밤 강하연을 찾아가는 장면이 너무 무서웠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나 함 대표를 이해할 수 있는 부분도 있었다고 했다.

“함 대표가 실패하고 드라마가 끝났지만, 또다시 일어날 것으로 생각해요. 자기자리 뺏겨서 찾으려고 하는 것 당연하지 않나요. 최강석 변호사(장동건 분)도 그렇게 착하지 않아요. (웃음) 저는 혼자 싸웠지만, 저쪽은 여러 명이 싸웠죠. 동건이가 ‘무서워서 여러 명이 안 덤비면 안 될 것 같다’고 했어요.” 중간부터 투입돼 연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중간부터 들어가면 흐름 잡기도 힘들고 다른 인물들은 호흡도 다 맞춰놓은 상태라 힘들어요. 그러나 장동건 씨와는 20년 전부터 친했고 ‘슈츠’ 스태프들과도 친해서 정말 ‘갑자기’ 하게 됐죠.”

진희경과도 1999년 영화 ‘신장개업’에서 호흡을 맞춘 적이 있지만, 박형식과는 처음 함께 작품을 하게 됐다고 했다.

“형식이는 너무 착해요. 연기를 너무 잘해서 아이돌 출신인지 전혀 몰랐어요. 저랑 나이 차이가 상당한데도 ‘형’이라고 부르더라고요.”

김영호는 1999년 영화 ‘태양은 없다’로 데뷔해 연기 20년 차를 맞았다. 영화 ‘유령’(1999), ‘블루’(2003), 드라마 ‘야인시대’(2002), ‘두 번째 프러포즈’(2004), ‘소금인형’(2007), ‘기황후’(2013) 등에 출연해 주로 선이 굵고 카리스마 강한 연기를 보여줬다.

영화로 데뷔하기 전에는 연극 무대에 섰었고 동시에 작가로서 시나리오 작업도 했다. 연기하기 전에는 대학가요제와 강변 가요제 출신으로 밴드에서 활동했다. 뛰어난 노래 실력으로 음반도 두 장 냈고 뮤지컬 무대에도 섰다. 현재 김포에 빵집도 운영하고 있다.

“냉면도 맛있고 칼국수, 메밀도 맛있는 것처럼 영화, 드라마, 연극 각자의 맛이다 있다고 생각해요. 시나리오 작업도 꾸준히 하고 있어요. 벌써 시나리오 쓴 게 12편 됩니다. 단편영화 만들어서 영화제에서 수상도 했어요.”

딸과 함께 예능에도 출연한 그는 ‘딸바보’의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다.

“전 딸만 셋인데 딸들과 엄청나게 친해요. 딸들이 남자친구와의 약속 취소하고 아빠 만나러 올 정도죠. 걔들 별명이 ‘빠순이’래요. ‘아빠 순이.’ 딸들이 키도 크고숙녀 같은데 아빠랑 팔짱을 끼고 다니니까 주변에서 오해를 많이 해서 딸을 힘들게 설득해서 예능 출연했죠. 저도 딸들이 지나가는 말로 하는 것까지 다 들어주고요.” (웃음)

어느덧 중견 배우가 된 김영호는 “지금까지 그래 왔듯 앞으로도 크게 욕심을 내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나이가 들수록 남의 얘기를 잘 들어주고 이해력도 커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고집도 있어야 하지만 다른 사람에 대한 고집이 아니라 나에 대한 고집이 필요합니다. 저는 연기도 ‘일을 한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쉬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해요. 앞으로도 그때그때 연기를 하고 싶으면 작품에 출연할 겁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