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28세 故 윤경혁 일병
北→하와이→7월 한국에

지난 1950년 한국전쟁 당시 북한 땅에서 숨진 한 전사자의 유해가 68년 만에 고향인 대구로 돌아온다.

주인공은 1950년 11월 미 1기병사단 소속으로 전쟁에 참전했다가 전사한 고(故)윤경혁 일병(1923년생)이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19일 윤 일병의 고향인 대구 달성군 다사읍 문산리에서 ‘호국 영웅 귀환 행사’를 가졌다. 국방부는 이날 예순을 넘긴 윤 일병의 아들인 윤팔현(68)씨에게 전사자 신원확인 통지서와 국방부장관 위로패 등을 전달했다.

고 윤경혁 일병은 1923년 대구시 달성군 사사읍 문산리에서 3남 2녀 중 둘째로 태어났다. 이후 1950년 8월경 28세의 나이로 입대, 미 1기병사단(카투사)으로 배치됐다. 당시 윤 일병은 아내 노상금 씨와 결혼해 슬하에 2남1녀를 두고 있었다.

윤 일병은 1950년 11월 24일 ‘크리스마스 공세’ 이후, 중공군 참전과 맞물린 철수 상황에서 전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윤 일병의 유해는 그로부터 반세기가 지난 2001년 북한 평안남도 개천 지역에서 북미 공동발굴에 의해 미군 유해에 섞여 발굴됐다. 하지만 유해는 제대로 식별이 되지 않아 미국 하와이에 있는 DPAA(미 국방부 전쟁포로 및 실종자 확인국)로 보내졌다. 이 과정에서 미군 유해속에서 윤 일병의 유해가 극적으로 발견된 것이다.

특히, 윤 일병의 아들 팔현씨가 아버지를 찾겠다는 실낱같은 희망을 버리지 않고 지역 보건소에 유전자 시료를 채취해둔 것이 있어 연고자를 찾을 수 있었다. 팔현씨가 유전자를 채취한 지 7년 만이었다. 윤씨는 “부자관계 확인을 위한 최종 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가장 설레고 떨리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현재, 고 윤경혁 일병의 유해는 하와이에 있으며, 오는 7월 한·미 6·25전사자 유해 상호송환행사를 통해 고국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장(대령 이학기)은 “국군전사자 유해발굴사업은 대한민국을 목숨바쳐 지켜낸 호국의 영웅들은 국가가 끝까지 책임진다는 약속을 이행하는데 의미가 있다”면서 “이름 모를 산야에 묻혀계신 전사자 분들이 아직도 12만 3천여 위나 계신다. 조국을 위해 헌신하신 영웅들이 하루빨리 가족의 품에 모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순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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