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운 감독, 영화 ‘인랑’으로 컴백
“남북 통일 준비 중인 미래 배경”

▲ 김지운 감독이 18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압구정CGV에서 열린 영화 ‘’인랑’’ 제작발표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랑’의 시나리오를 쓸 때만 해도 통일 이야기는 그 자체가 SF였죠. 그런데 이렇게 빨리 진전될 거라고는 정말 상상도 못했어요”

첫 작품 ‘조용한 가족’ 이후 항상 새로운 장르와 소재, 개성적인 캐릭터를 선보인 김지운 감독이 오시이 마모루 원작 애니메이션을 실사화한 ‘인랑’으로 돌아온다.

다음 달 25일 개봉 예정인 ‘인랑’은 남북이 통일을 준비 중인 2029년을 배경으로 통일에 반대하는 세력 ‘섹트’와 경찰 ‘특기대’의 정예조직 ‘인랑’간 대결을 그린SF 영화다.

김지운 감독은 18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압구정CGV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통일은 민족의 염원이자 과업이지만 통일을 바라지 않는 세력도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분단이 고착된 구조에서 이익을 보거나 권력을 행사하는 세력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옳은 길, 가고자 하는 길을 가는데 청산하지 못한 것이 있다면 ‘그런 세력과 대결해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상상했고, 그런 영화적인 상상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가 ‘인랑’”이라고 소개했다.

인랑에서 특기대 훈련소장 장진태 역을 맡은 배우 정우성은 최근 남북관계 진전과 관련해 “현실이 이렇게 벌어지기 전까지는 그야말로 상상력의 범주에 속하는 이야기였는데 현실이 상상력을 앞서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화에서 ‘통일준비위원회’라는 조직이 등장하는데 이런 것이 현실에서 가능해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과 기대가 펼쳐지는 시대”라고 덧붙였다.

‘인랑’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미남 배우 정우성과 강동원의 만남으로 촬영에 들어가기 전부터 화제가 된 작품이다.

김 감독은 “지인이 농담 삼아 ‘인랑은 장르가 비주얼’이라고 했다. 처음에는 농담처럼 들렸는데 화면 안에 여기 있는 배우들이 나올 때는 정말 감독으로서 영광이고 기분이 좋았다. 팬들은 그런 순간들을 더 기다릴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인공 임중경 역을 맡은 강동원은 정우성과의 호흡에 대해 “정우성 선배의 성격은 나름 잘 안다고 생각했고 현장에서 불편한 점은 없었다. 사석에서나 카메라 앞에서나 항상 똑같은 선배다. 친한 사람들끼리 있는 자리에서는 ‘정말 좋은 형’이라는 말도 많이 한다”고 말했다.

이에 정우성은 “사석에서는 같이 한번 해보자는 말을 많이 하지만 현장에서 만날 기회는 정말 찾기 힘들다. 오히려 이런 기회는 후배보다 선배에게 더 값진 기회가 되는 것 같다. 왕성한 활동을 하는 후배가 현장에서 어떤 것을 이야기하는지를 바라보는 것도 큰 재미”라고 화답했다.

전작 ‘1987’에서 이한열 열사 역을 맡았던 강동원은 이번 작에서 30㎏에 달하는 강화복을 착용하고 지하 수로를 내달리는 열연을 펼쳤다.

강동원은 “처음 강화복 액션을 촬영할 때는 걷는 것도 너무 힘들었다. 1주일 정도 촬영하니 어느 정도 적응이 됐는데 그때부터는 감독님이 뛰라고 했다. 또 조금 있으니까 그걸 입은 채로 육탄전을 시켰다”고 넋두리를 늘어놨다.

이에 김 감독은 “제가 한 장면, 한 장면을 공들여 찍는 편”이라며 “그만큼의 노고와 스태프·배우의 헌신과 희생이 들어간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