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옥 교수
애완동물을 키우는 취미가 유행하고 자연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동물이 등장하는 TV 프로그램들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동물이 주인공인 책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애완견에 대한 친숙성 때문에 개와 관련있는 책이 유독 많다.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동물들, 그들이 전하는 가슴 따뜻한 이야기는 점점 삭막해지는 인간세상을 밝히는 빛과도 같다.

■‘3미터의 삶’(오늘의 책, 이노을 지음)은 자기 목숨을 버리면서 주인을 구한 이야기, 주인의 무덤을 지키다 끝내 굶어죽은 이야기, 주인한테 버림받은 줄도 모르고 다시 찾아온 이야기 등 감동적인 이야기들이 그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처럼 책 속에 총총 박혀 있다. 비록 3미터 이내의 좁은 공간에 갇혀 주인이 주는 먹이만 받아먹고 살면서도, 녀석들의 가슴엔 보석 같은 사랑이 가득 담겨져 있다. 개들은 거짓과 배신을 모르듯이, 그들의 삶엔 포기와 절망이 섞여들어 있지 않았다. 어떠한 순간에도 믿음과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삶의 자세를 배운다, 무너지는 집에서 노부부를 구해내고 자신은 생을 마감한 누렁이 이야기부터 죽은 주인을 못 잊어 10년 넘게 무덤을 지킨 개 이야기까지 동물을 다룬 책들은 불황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목줄에 묶여 지름 3m 공간에서 평생을 보내면서도 충성심과 순수를 잃지 않은 개 이야기를 비롯해 모두 32개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하치이야기’(책이 있는 마을)

일본 동경의 젊은이들의 거리인 시부야 역사에는 하치라는 개의 동상과 벽화가 있다. 고작 17개월을 함께 살았던 주인을 못 잊어 10년을 하루같이 매일 저녁 주인을 기다리다 결국 역에서 숨을 거둔 하치의 사연은 일본 열도는 물론 한국까지 감동으로 몰아넣었다. 그 하치를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다.

■‘다이고로야, 고마워’(오늘의 책)

한 사진작가가 두 팔이 없는 장애 원숭이 다이고로를 집에 데려와 키우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 이 책은 20만부 이상 팔렸다. 처음에는 불쌍한 마음으로 키우기 시작했지만 어느 날부터 오히려 사진작가 집에 행복을 가져다주는 존재가 되어버린 장애 원숭이 다이고로 이야기는 사뭇 감동적이다.

■‘닮은꼴 영혼’(앨런 쇼엔 지음, 이충호 번역)

사람과 동물 사이에 흐르는 따뜻한 유대를 다룬 책. 사람이 동물을 사랑하는 만큼 동물도 인간을 사랑한다.

저자는 미국의 저명한 수의사이며, 사람과 동물 간의 사랑과 기적 같은 치유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 이 책은 묻는다. 동물은 우리에게 무엇을 주는가? 그것은 바로 닮은 꼴 영혼의 유대감이다. 동물에게 감정이 있는가 없는가 하는 질문은 편견에 가득찬 우문일 뿐이다.

이 책에서, 우리는 동물과의 유대감을 나누고 일깨울 수 있는 법을 배운다. 저자는 과학계의 정을 통해 인간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다른 종과 의미있게 연결됨으로써 병을 치료하고 예방할 수도 있다는 사실도 알리고 있다.

최근에 발표된 과학계의 연구결과를 소개하며, 자신의 환자들뿐만 아니라 다른 동물과 사람 친구 이야기도 들려준다.

<이정옥·위덕대 국문과 교수>

    윤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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