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작년 11월부터 올 6월까지 시중은행 채용비리에 대한 수사를 벌여 은행장 4명을 포함한 38명을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대구은행도 박인규 전 행장을 비롯 임원급 4명과 실무자 4명이 같은 혐의로 기소됐다.

비자금 조성과 직원 채용비리 등으로 시작된 대구은행 사태는 검찰의 수사로 이어지기까지 1년이 넘는 시간이 소요되면서 은행 내부 분위기도 극히 침체된 상황이다. 대구은행을 바라보는 외부시선도 곱지 않은 데다 직원들의 사기마저 크게 떨어져 대구경북 경제의 중심축 역할을 할 금융기관이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조직의 에너지가 업무에 집중돼야 함에도 어수선한 분위기가 장기화되면서 업무의 판단과 치밀한 요하는 업무결정에 행여 오점이 있지는 않을까 우려된다.

대구은행은 비자금 조성과 채용비리 등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지주회사와 은행을 분리 경영키로 하고 새로운 임원 선임에 나선바 있다. 임원후보추천위의 결정에 따라 이미 지주회사 회장으로 외부출신의 김태오 회장을 선임하고 주총의 승인을 받았다. 은행장으로는 공개 경선을 통해 김경룡 DGB 금융지주 직무대행을 내정했다. 임시총회의 승인만 남겨 둔 상태다. 그러나 채용비리와 관련한 김 내정자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검찰의 수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김 내정자에 대한 주총 승인은 보류키로 한 상태다. 당사자인 김 내정자도 자신의 결백을 밝히고 출발하는 것이 조직의 안정을 위해서 바람직하다는 생각으로 주총 연기에 동의하고 수사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검찰의 전국 시중은행 채용비리와 관련한 수사가 마무리단계에 접어든 모양이다. 은행 채용비리와 관련 이처럼 많은 은행권 관계자가 사법처리를 받은 것도 드문 일이다. 이번 검찰의 수사로 은행권의 잘못된 채용 관행이 고쳐지는 획기적 계기가 마련됐으면 한다.

대구은행을 애용해온 지역민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대구은행에 대한 이번 수사결과가 대구은행 발전의 진통이 되길 바라는 심정이다.

다만 사건이 보다 신속히 진행되면서 지역사회에 퍼져있는 불미스런 일들이 깔끔하게 정리되고 새로운 희망의 길을 열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대구은행의 입장에서 보면 9월말 시한인 하이투자증권 인수를 결정해야 할 중대 기로에 있다. 최고경영자의 거취가 인수과정에서 리스크로 작용할 우려도 있다는 점이다. 지금 은행 간 경쟁은 그야말로 밀림의 법칙이 그대로 적용되는 시장이다. 글로벌 경영 아래 잡아먹고 먹히는 숨가쁜 경쟁의 시대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대구은행은 상무급 이상 임원과 관계사 대표 등 30명이 인적 쇄신을 위한 각오로 사표를 내놓고 있다. 대구은행 사태와 관련해 더 이상 물러설 때가 없는 막다른 길목에 서 있다. 조속한 수습만이 지역은행의 영업권을 방어할 최고의 수단이 될 수 있다. 지금이야 말로 지역사회가 지혜를 모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