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를 하는데 노련함이 우선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젊은 역동성이 충만한 것이 더 나을까. 아마 다수 사람은 젊음과 노회함의 조화가 정치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할 것이다. 중용이란 말을 이런데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한 표현인지 모르나 모든 일에는 균형의 추가 있는 것이 옳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 판단이다. 균형을 잃으면 배가 기울듯이 어떠한 조직도 균형감각을 잃을 때 사고가 생긴다. 다수 쪽이 소수 쪽을 무시하거나 누르게 되고 이것이 원인이 되어 충돌이 생겨났다.

나이가 많다고 정치를 다 아는 것도 아니며 젊다고 세상을 바라보는 식견이 모자라는 것도 아니다.

39세로 프랑스 대통령에 당선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자주 세계인의 이목을 끈다. 짧은 정치 경력과 어린 나이 때문에 세계를 놀라게 했던 그는 25세 연상의 여선생님과 결혼한 사실 또한 충격적이다. 그의 특이한 경력에도 프랑스 사람은 그를 대통령으로 선택했다. 지금은 그의 역동적 정치력으로 프랑스 경제가 활기를 찾고 있다고 하니 프랑스인들의 선택은 일단 성공한 셈이다. 마크롱은 미국 외교안보전문지 포린 폴리시(FP)가 선정한 올해의 사상가 50인에 선정될 만큼 젊지만 영향력 있는 인사로 각인됐다. 한국과 프랑스가 가진 문화의 차이는 크다. 그것이 단순히 정치인을 선택하는 것 말고도 정서적 차이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

만약에 마크롱이 한국에서 정치를 했다면 그가 대통령에 당선될 확률은 매우 낮다. 아직 한국은 정치인의 경력과 나이를 정치능력의 중요 잣대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막 40살의 젊은이에게 나라를 맡긴다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다. 마크롱이 이번엔 프랑스 80년 고질병인 철도노조 개혁 법안을 통과시켜 또한번 세상을 놀라게 했다.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의 평균 연령이 임기 말에 가면 환갑이라 한다. 자칭 정치 9단이라며 노회함을 자랑하는 우리의 의원들 모습에서 국민들은 세대교체를 떠올린다. 30대가 겨우 두 명뿐인 우리의 국회를 보고 마크롱을 떠 올려본다. 선거에서 압승이냐 참패냐가 문제가 아니라 세대교체에서 새 정치의 길을 찾아야 한다.

/우정구(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