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지역의 소방인력과 차량 등 자원이 열악해 일선 소방서의 긴급구조구급활동에 공백이 발생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특히 경북도내의 경우 필요한 소방인력에 비해 인원이 30%나 부족해 시간이 생명인 화재진압과 구조 활동에 심각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소방당국은 5개년 계획을 세워 이를 보완할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긴급성에 비춰볼 때 너무 느슨하다는 지적을 모면키 어렵다.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자각이 촉구된다.

지난해 7월 현재 경북에는 23개 시군의 93개 119센터에 모두 3천491명의 소방공무원들이 일하고 있다. 포항남부소방서의 경우 현재 8개의 안전센터가 운영 중이다. 센터별로는 구급차가 1대씩 있고 소방차가 적게는 2대에서부터 많게는 5대까지 마련돼 있다. 그런데 포항남부소방서 기준으로 지난 5월 한 달 간 총 1천142건의 구급 출동과 총 68건의 화재출동이 있었다. 일평균으로 계산하면 구급은 하루 4.75건, 화재는 하루 0.28건이다.

잘못된 신고 출동 건수까지 포함한다면 현재 센터의 소방력으로는 대처가 어렵다는 분석이다. 현실적으로, 1대뿐인 구급차가 출동한 상태에서 발생하는 다른 긴급환자들은 구조로부터 멀어질 수밖에 없다. ‘3분 골든타임’을 요하는 심장마비 환자나 뇌출혈 등 다른 응급환자도 시급히 병원으로 옮겨지지 않으면 후유증 발생 또는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실제로 지난 4월 포항 오천안전센터 관내에서는 각기 다른 곳에서 동시에 발생한 화재와 환자 응급상황으로 제시간에 처치를 받지 못한 환자가 지난 9일 뇌출혈 증세로 결국 세상을 떠나기도 했다.

포항남부소방서의 한 관계자는 “현재 경북지역에 부족한 소방인원 등은 약 30% 정도”라며 “구급차가 더 있어도 현 인원으로서는 운영이 힘든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경북도소방본부 관계자는 “과거 2교대에서 3교대 근무로 바뀔 당시 필요한 소요인력이 예산 등의 이유로 덜 충당됐다”며 “2인 탑승의 경우 해당 인원들이 휴가 등도 제대로 가지 못하고 있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지난해 정부는 전국적으로 소방 인력이 2만명 부족한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 3월에는 각 도시별로 소방인력과 장비 수요를 정하는 ‘소방력 기준’이 개정됐다. 경북도소방본부는 이에 따라 ‘2018∼2020년 5개년 현장부족인원 충원계획’을 수립,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안전을 위한 개선조치는 대형재해가 발생할 때만 호들갑을 떨다가 예산타령만 하고 유야무야 늑장을 부릴 일이 결코 아니다. 위정자들이 어떤 마음을 먹느냐에 따라서 충분히 생존이 가능한 응급환자들이 죽어갈 수도 있는 현실은 최우선적으로 개선돼야 한다. 긴장감을 갖고 조기에 보강 보완해야 마땅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