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립미술관 9월9일까지
1·2·3전시실 초헌 장두건관
정물·풍경·인물·생 4개 섹션 회화작품
아틀리에 가구 등 아카이브 전시

▲ 장두건作 ‘봄을 속삭이는 젊은 여인들’

포항시립미술관(관장 김갑수)이 우리나라 구상미술 1세대 작가로 한국 근·현대미술사에 큰 자취를 남긴 포항 출신 고(故) 장두건 화백 탄생 100주년 기념 특별전 ‘삶은 아름다워라!(La Vie en Rose)’를 오는 9월 9일까지 1,2,3 전시실과 초헌 장두건관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회는 지역 미술의 근간은 물론 한국근현대미술사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는 대형 전시회다.

제목‘삶은 아름다워라!’는 초헌 장두건(草軒 張斗建·1918~2015) 화백이 구순(九旬)을 기념해 발간한 동명 전기(傳記)의 제목을 차용했다. 일평생 화업에 매진해 독자적인 화풍을 일군 장 화백의 예술관과 세계관을 함축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전시되는 작품은 회화, 드로잉을 비롯한 장 화백의 대표작품 90여 점과 아카이브 50여 점이며, 제1, 2전시실에는 정물, 풍경, 인물, 생(生) 등 4개의 섹션으로 구성된 회화작품을 선보이고 초헌 장두건관에는 드로잉 작품을, 3전시실에는 장두건 화백으로부터 기증받은 아틀리에 가구 및 미술재료 등 아카이브를 전시한다. 특히 아카이브 섹션에는 작가로부터 기증받은 자료에서 발견한 미공개 드로잉을 처음으로 공개한다. 여기에는 프랑스 유학시절 살롱전에 출품했던 ‘내려다 본 식탁’(1958)의 스케치도 있다. 또한 박수근 화백과의 교류를 보여주는 엽서나 소장처를 알 수 없는 작가의 작품들 사진자료, 신문기사 등을 통해 화백의 발자취를 따라 걸을 수 있다.

▲ 고 장두건 화백
▲ 고 장두건 화백

특히 대표작품들은 포항시립미술관 소장품과 국·공립 미술관 대여 소장품, 그리고 유족이나 일반인들이 소장해온 작품들로, 지역민의 자긍심을 고취하고 나아가 숨겨진 포항미술의 역사를 돌아보며 지역의 고유한 문화콘텐츠를 대외적으로 알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주요 작품으로는 ‘학들의 낙원’, ‘내려다 본 식탁’, ‘투계’, ‘장미’, ‘봄을 속삭이는 젊은여인들’ 등이 있다.

장두건 화백은 한국 추상미술의 흐름 속에서 서정적 사실주의 화가로서 독자적인 예술세계를 구축했다. 화백은 구상적 회화기법을 구사했지만 묘사에 치우친 사실주의적 관학풍의 표현과는 다르다. 섬세한 필치로 대상의 윤곽선에 엄격한 태도를 취하며 선에 의한 형상 구현에 집중했고, 그 결과 견고한 형태가 가능했다. 늘 자연광에서 작업했던 화백은 수도자처럼 작업을 이어나가며 자연으로부터 생명의 빛을, 자연에서 살아 꿈틀거리는 생명을 화폭 안에 담아냈다. 소박한 주제이지만 화사한 생명으로 피어난 장 화백의 작품은 생명은 살아있기에 아름답고, 아름다운 삶은 예술이 있어 가능하다는 것을 깨닫도록 한다. 특히 색의 감도가 뛰어난 색채는 부드럽고 화사하게, 투박하지만 정겨운 느낌으로 화면을 메운다.

김갑수 포항시립미술관장은 “장두건 화백의 작품은 우리의 삶을 담백하지만 설레는 순간으로, 질박하지만 찬란한 순간으로 표현하며 원숙한 예술세계를 선보였다”고 전했다.

※장두건 화백은

△1918년 포항시 흥해읍 초곡리 출생
△흥해 보통학교 졸업, 19세에 일본 유학 태평양미술학교 입학
△일본 명치대학 전문부 법과 졸업
△1957년 프랑스 유학, 파리 아카데미 드 라 그랑드 쇼미에에서 수학하며 ‘르 살롱’전에 ‘내려다 본 식탁’을 출품해 동상 수상
△1960년대 귀국 후 수도여자사범대학교(세종대 전신) 미술학과장, 성신여대 예술대학장, 동아대 예술대 초대학장 등 역임
△우리나라 현대미술계 주요 미술단체인 목우회, 창작미술가협회, 상형전, 이형회 등 결성하고 활동
△2007년 이동훈 미술상 본상 2003년 서울특별시 문화상 1997년 대한민국 문화훈장 보훈장
△2015년 사망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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