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문제는 항상 우리나라 최대의 이슈였으며, 지금도 나날이 교육문제는 최고의 뉴스거리이다.

교실이 붕괴된 지 이미 오래되었고, 그로 인해 공교육의 역할을 학원에 맡기는 것이 오늘날의 상식이라 말한다. 자연 교권은 실추되었으며, 결국 우리나라의 교육 현장은 황폐, 그 자체라고들 말한다. 특히 요즈음은 교육계 내의 갈등이 사회적으로 노출되면서 전 국민적 혐오감은 극도에 달하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선생님을 믿고 싶다. 왜냐하면 이 땅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묵묵히 교단을 지키며, 그들을 손가락질하는 온갖 비난의 말들도 온몸으로 감내하면서, 오로지 열정과 애정으로, 어쩌면 천형(天刑)인 듯 우리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선생님이 있어 그나마 우리는 이렇게라도 사람구실하면서 살아가는 것 아닐까.

이 책 ‘학교 아빠’(전원하 지음, 이루파 간)는 그런 이 땅의 선생님이신 현직교사의 교단일기다.

저자인 18년 경력의 인천 연수여고 국어교사는 오해와 반목의 높은 담장에 파묻힌 교정에서 ‘스승’이 아니라 ‘아빠’를 자처한다. 악동들의 만우절 골려먹기를 보며 흐뭇하게 떠올렸던 미소, 조소와 짜증으로 가득한 학생에게 가졌던 미움이 사랑으로 바뀌었던 사연, 세상을 먼저 떠난 제자의 가는 걸음을 차마 볼 수 없었던 눈물 등을 모두 담은 그의 교단일기다.

"네가 가장 힘든 길을 걸을 각오가 됐거든 선생님이 돼라."

그가 고3일 때, 그의 담임교사가 내린 언도는 천형(天刑)과도 같았다.

‘교실(공교육) 붕괴’ ‘교권 실추’ 같은 팍팍한 구호성 자탄이 난무하는 교육 현장을, 묵묵히 지켜내는 것은 교사들의 몫이고 그들의 열정임을 웅변한다.

“내가 오늘부터 1년 동안 너희 아빠다. 너희들은 모두 형제간이며, 기쁨도 슬픔도 함께 한다. 우리의 인사는 ‘사랑해요’ 다.”

매년 이런 인사로 1학기를 시작하는 담임선생님. ‘사랑해요’를 외치다 보면 처음엔 뜨악하다가도 결국 서로가 사랑의 포로가 되어버린단다.

수업 중 말없이 사라져버리는 일이 잦았지만 결국엔 ‘내 새끼’로 만들고 만 현욱이, 졸업 후 한참 지나 실연의 아픔을 호소해온 효선이…. 교직 생활을 통해 숱하게 만나고 이별한 ‘내 자식들’ 사연이 가슴 찡하게 엮어진다.

병에 시달리면서도 친구들과 잘 어울렸지만 학교 졸업 후 자살로 먼저 떠난 제자들 가슴에 묻기도 하고, 학교에서 버티지 못하다 ‘주먹계’로 진출한 제자의 모습에 좌절하기도 하지만 오늘도 초롱초롱한 눈망울들에서 희망을 본다.

저자이신 전원하 성생님은 18년 동안 천직으로 이어온 교직에 무한한 행복감을 느낀다.

<위덕대 국문과 이정옥 교수>

    윤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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