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년간 진행된 선거관련 여론조사에 대한 정확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경북매일신문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실시한 여론조사가 선거 결과와 잘 맞아떨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경북매일은 지방선거 본후보 등록 시작일인 지난 5월 24일부터 약 2주간 여론조사전문기관인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경북도지사, 경북도교육감 등 2곳과 포항시, 경주시 등 경북지역 기초단체장 접전지 10곳을 포함 12곳에 대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연이어 공개했다.

당시 후보가 난립해 정돈되지 않은 분위기였고 상대적으로 관심도도 떨어지는 편이었던 경북도교육감 여론조사를 제외한 11개 지역 여론조사에서 승리가 예상된 후보 중 실제 선거에서 승리하지 못한 후보는 단 1명에 불과했다. 오차범위 이내에서라도 조금씩 상대후보를 앞서고 있던 나머지 후보들은 모두 당선에 성공했다.

개표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가장 먼저 발표된 경북매일 여론조사가 정가의 단연 화제였다. 신뢰성을 문제삼는 이들도 많았다. 전통적으로 보수지지층 비율이 높은 지역정서상 보수정당 후보의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올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높은 국정 지지도와 남북 화해무드, 홍준표 대표의 막말 퍼레이드 등 선거를 앞두고 여당에는 긍정적이고 야당에는 부정적인 이슈가 연이어 쏟아지면서 ‘보수의 심장’인 경북도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

여론조사가 진행된 기초자치단체장 10곳 중 가장 이른 시점인 지난달 25일 발표된 포항시장의 경우 시민 1천8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 자유한국당 이강덕 후보(43.9%)가 더불어민주당 허대만 후보(34.4%)를 9.5%포인트 차로 앞서는 것으로 분석됐다. 부동층은 10.5%였다.

실제 이 후보 50.1%, 허 후보 42.4%의 득표율을 보여 두 후보간 격차가 여론조사보다 1.8%포인트 적은 7.7%포인트 차로 나타났다. 이는 오차범위보다도 한참 적은 수치라 매우 정확한 조사였음을 입증했다.

지난달 28일 공개된 성주군수 여론조사에서도 한국당 이병환 후보 35.5%, 무소속 전화식 후보 30.9%, 민주당 이강태 후보 14.6% 순으로 나타난 것이 실제 결과와 비슷했다.

개표결과 한국당 이 후보는 40.8%를 받아 38.6%를 받은 무소속 전 후보에 2.2%포인트 앞섰다. 지난 1일 발표된 영주시장 여론조사는 선거결과와 더욱 가까웠다. 경북매일 여론조사에서 한국당 장욱현 후보는 48.4%로 27.0%의 무소속 김주영 후보를 따돌릴 것으로 예측됐다. 장 후보는 실제 선거에서도 본지 여론조사보다 불과 0.1%포인트 적은 48.3%를 얻으며 32.0%를 얻은 김 후보를 눌렀다.

무소속이 돌풍을 넘어 승리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 지역도 여론조사를 통해 나왔다.

지난달 30일 발표된 영천시장 여론조사에서는 무소속 최기문 후보가 38.9%로 한국당 김수용 후보(29.4%)와 민주당 이정훈 후보(18.4%)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선거에서 최 후보는 45.6%를 얻어 34.6%에 그친 김 후보를 11.0%포인트 차로 앞서며 당선에 성공했다. 3위 이 후보도 여론조사 결과와 비슷한 17.1%의 지지를 얻었다.

다만, 예천군수 여론조사는 선거결과와 정반대의 양상을 보였다. 지난 4일 공개된 경북매일 여론조사에서는 무소속 이현준 후보가 47.7%를 얻으며 40.9%의 한국당 김학동 후보를 오차범위(±3.7%) 내에서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지만 실제 선거에서는 김 후보 53.3%, 이 후보 46.7%로 뒤집혔다.

여론조사기관인 모노리서치 이민호 상무이사는 “이번에 경북매일이 의뢰한 여론조사는 모집단의 성격과 조사방식 등에서 타여론조사에 비해 매우 정확했다는 것이 선거결과로 입증됐다”며 “유일하게 여론조사와 선거결과가 달랐던 예천군수의 경우 여론조사 당시 무선전화 비율을 70%까지 끌어올렸던 것이 오류의 원인이 됐다. 무선전화는 젊은층 응답비율이 높지만 실제로 예천에 거주하는 젊은층 비율은 적은 편이어서 투표참여가 적을 수밖에 없는데 이를 보정하지 못하다보니 여론조사와 선거결과가 상이했다”고 분석했다.

/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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