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전 대통령 고향
구미서 시장 배출 ‘기염’
불모지 대구 기초長에도
30~40%대 높은 지지율

‘텃밭 TK’에서 자유한국당 이탈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기초단체장 선거의 경우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이자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구미시장 선거에서도 당선이란 결실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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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되지는 않았더라도 자유한국당 후보들을 상대로 턱밑까지 추격한 결과 역시 TK지역이 민주당의 불모지인 점을 감안하면 확실한 성과다. 뿐만 아니라 기초의원과 광역의원들도 대거 배출하면서 TK지역도 더 이상 한국당 안방이 아님을 확인시켜준 계기가 됐다. 전통적 약세 지역에서 교두보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민주당이 생각했던 목표치는 아니지만 실망할 만한 수치도 아니라는 얘기다.

민주당 소속 대구지역 기초단체장 후보는 7명이다. 과거 후보조차 내지 못했던 상황과 달리 달성군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후보를 냈다. ‘적지’나 다름없는 대구지역 선거판에 총대를 메고 뛰어든 7명의 주인공은 노상석 중구청장 후보, 서재헌 동구청장 후보, 윤선진 서구청장 후보, 김현철 남구청장 후보, 이헌태 북구청장 후보, 남칠우 수성구청장 후보, 김태용 달서구청장 후보 등이다.

이들이 지역에 나오더라도 비관적이라는 전망이 유세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달랐다. 노상석 후보는 33.21%, 서재헌 후보는 33.01%, 이헌태 후보는 40.55% 등의 지지를 얻었다. 특히 TK지역에 뿌리를 내리려 했던 바른미래당과 격차를 더 벌였고, 법정 선거비용 전액도 보존받게 됐다.

기초·광역의회 선거에선 오히려 선전했다. 대구 기초의원을 살펴보면 민주당 45명, 경북은 38명이 당선됐다. 특히 대구 수성구 기초의원 선거에서도 10명의 당선자(비례대표 포함)을 배출하면서 각각 9명과 1명에 그친 자유한국당과 정의당을 제쳤다.

민주당은 수성구의 ‘가선거구’에서 김희섭 당선자를 배출했다. 또 ‘선거구’와 ‘다선거구’에서 육정미·박정권 당선자를 냈다. 이어 ‘라선거구’와 ‘마선거구’, ‘바선거구’, ‘사선거구’, ‘아선거구’ 등 모든 선거구에서 백종훈·차현민·김두현·조용성·김영애 후보를 당선시켰다. 또 민주당은 수성구의회 비례대표 선거에서도 46.4%를 득표하면서 51.5%를 차지한 자유한국당과 1석씩을 나눠 가졌다. 이로써 지난 1994년 지방선거가 시행된 이후, 대구와 경북에서 민주당 계열 소속 기초의회 의장이 처음 선출될 상황을 맞았다. 정의당이 ‘적폐정당’으로 규정한 자유한국당과의 합종연횡이 불가능한 만큼, 과반을 차지한 민주당 소속 수성구의회 의장 당선이 확실시되고 있다.

이에 대해 포항출신인 민주당 표창원 의원은 “대구 경북의 변화는 이제 시작”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당 한 관계자도 “민주당 입장에서는 이번에 광역단체장을 배출하지 못했지만, 밑바닥 민심에서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앞으로의 대구와 경북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 한 선거구 당 1명씩만 선출해 지난선거까지 TK에선 한국당이 사실상 전승을 이어가던 광역의원 선거에서도 대구 4명, 경북 7명의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밑바닥 민심이 한국당에 등을 돌리고 있다는 것을 방증할 뿐 아니라 지역민들이 한국당에 던지는 경고장인 셈이다.

이와 관련, 한국당 소속 TK지역 한 관계자는 “TK지역도 이젠 한국당 텃밭이 아니다. 수도권처럼 치열한 선거를 치르게 됐다”며 “한국당이 뼈를 깎는 반성과 쇄신을 하지 않으면 주민들이 또 다시 회초리를 들 것”이라고 말했다. /박순원·박형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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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순원·박형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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