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1곳·무소속 6곳 배출
공천·경선 반발 무소속 출마
2020년 총선 대비 부담될 듯

6·13지방선거가 민주당 압승, 자유한국당 참패라는 성적표가 나온 가운데 대구·경북지역 선거에선 전체 31개 기초단체장 가운데 무소속 5명, 민주당 기초단체장 1명에 그쳐 나름 선방을 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내막을 들여다보면 자유한국당이 입은 내상은 어느 때보다 크다는 지적이다. 보수텃밭이란 자부심 속에 예전 지방선거에서 거의 자유한국당이 독식해왔었던 데 비하면 향후 적지않은 정치적 파문이 예상되는 성적표라는 게 지역정치권의 분석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대구와 경북지역에서는 모두 6명의 무소속 기초단체장이 배출됐다. 대구에서는 달성군수에 무소속 김문오 현 군수가 자유한국당 조성제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경북에서는 김천 김충섭, 안동 권영세, 영천 최기문, 봉화 엄태항, 울진 전찬걸 후보가 당선됐다. 경북지역 민심의 변화는 이처럼 시장·군수 선거에서 무소속 후보가 한국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을 확정지은 데서도 확연하게 나타났다.

한국당 경북도당은 공천과정에서 사실상 기초 단체장의 ‘3선 불가’입장을 고수했다. 이에 따라 권영세 안동시장과 이현준 예천군수, 임광원 울진군수 등이 경선 배제에 반발해 탈당과 무소속 출마를 강행했다. 투표결과, 안동 권영세 후보가 34.2%(3만1천390표)를 얻어 31.7%(2만9천173표)를 받은 민주당 이삼걸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한국당 권기창 후보는 30.3%(2만7천806표)를 얻는데 그쳐 한국당은 그야말로 참패했다. 울진군수 선거에서는 1만2천129표(37.9%)를 획득한 무소속 전찬걸 후보가 무소속 임광원(8천828표), 한국당 손병복(8천542표) 후보를 가볍게 따돌리고 당선됐다. 예천에선 이현준 후보가 한국당 김학동 후보에 2천206표차로 밀렸다. 보수색이 짙은 경북 영천과 김천에서도 무소속 후보가 당선을 확정지었다. 영천시장 선거에 나선 무소속 최기문 후보는 45.6%(2만604표)를 얻어 34.6%(2만145표)에 그친 한국당 김수용 후보를 멀찌감치 따돌렸다. 최 당선인은 행정고시를 거친 경찰청장 출신으로, 지난 19·20대 총선에서 영천·청도지역에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고배를 마신 바 있다. 김천시장 선거에선 무소속 김충섭 후보(50.8%)가 과반이 넘는 득표율로 경북도의회 의장 출신의 한국당 김응규 후보(33.8%)를 가볍게 누르고 당선됐다. 전·현직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봉화군수 선거는 개표 내내 엎치락뒤치락 하더니 결국 무소속 엄태항 후보가 박노욱 현 군수를 꺾고 승리를 거뒀다.

이밖에 경북 구미에서는 지역 최초의 더불어민주당 출신 시장이 배출돼 ‘TK=보수텃밭’이란 등식을 무색케했다. 경북 구미시장 선거 결과 민주당 장세용 후보는 총 7만4917표(40.8%)를 얻어 7만1055표(38.7%)를 얻은데 그친 자유한국당 이양호 후보를 3천862표차로 제치고 당선을 확정지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이들 무소속 출신 시장·군수가 당선된 지역의 경우 2020년 총선에 대비해 지역구 표심관리를 해야 할 자유한국당 추경호(대구 달성군)·김광림(안동)·이만희(영천)·강석호(영양·영덕·울진·봉화) 의원 등이 기초단체장과 새롭게 호흡을 맞춰서 지역발전에 힘써야 하는 등 정치적 부담이 상당히 클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김진호기자 kj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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