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형 준

달에서 아이를 낳고 싶다

누가 사다리 좀 다오

(….)

달이 내려와

지붕에 어른거리는 목련

꽃 핀 자국마다 얼룩진다

이마에 아프게 떨어지는 못자국들

누구의 원망일까

조용히

나무에 올라 발자국을 낳고 싶다

오염 투성이인 이 땅이 싫은 것이다. 뿐만 아니라 가난과 질곡이 끝없이 대물림되고 병들고 죽어야 하는 이 땅이 싫은 것이다. 그래서 시인은 달에서 아이를 낳고 싶다라고 말하면서 초월의 정신을 보여주고 있다. 거기엔 순수하고 병들지 않은 생명이 푸르게 살아 있는 곳이리라.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