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지사·대구시장 한국당 후보
막판 보수층 결집으로 깃발 꽂아

▲ 13일 오후 대구시 수성구 범어동 자유한국당 대구광역시당에서 권영진 대구시장 후보와 이철우 경북지사 후보를 비롯한 당직자들이 출구조사 결과 확인 후 박수 치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와 경북의 자유한국당 정서는 강했다.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 선거의 뚜껑을 열어본 결과 한국당 권영진, 이철우 당선자가 예상밖의 넉넉한 승리를 거뒀다.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 바람 등으로 더불어민주당의 추격세가 거셌지만 결국 대구·경북(TK) 유권자들의 선택은 한국당이었다.

사실 TK민심을 둘러싸고 말이 많았다. 무엇보다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과 홍준표 대표에 대한 반감, 정권을 내주는 과정에서 보여준 실망감 등으로 TK위기론이 대두됐다. 지역 언론이 실시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대구시장의 경우 민주당 임대윤 후보가 권 후보를 바짝 추격하는가 하면, 경북도지사 선거 역시 민주당 오중기 후보가 한 자리수까지 추격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이틈을 노려 추미애 대표 등을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이 총출동하며 TK지역 공략에 나섰다. 반면 홍준표 대표가 TK지역을 방문할 때마다 한국당 후보들이 위기에 놓이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TK민심이 한국당을 외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이 때문에 권 후보와 이 후보는 성난 민심을 되돌리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후보들은 민주당과 무소속 바람을 잠재우기 위해 TK전역을 돌며 인물론을 내세워 민심 붙잡기에 나섰다.

이런 상황에서 보수층이 결집했다. 이는 한국당의 승리 배경이기도 하다. 막판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후보의 추격이 만만치 않자, 한국당의 읍소작전이 시민들에게 먹혔다. 샤이보수층을 자극한 것이다. 보수층은 문재인 정부의 견제를 위해서라도 한국당 후보를 찍어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민주당 임대윤 대구시장 후보와 민주당 오중기 경북도지사 후보는 지역 정서를 넘어서지는 못했지만 선전한 것으로 평가된다.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 바람 등을 통해 한국당 텃밭의 민심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TK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 패배한 한국당이 향후 쇄신 등을 하지 못할 경우 향후 민주당이 TK지역에서 뜻밖의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더 나아가 민주당은 TK지역에서 인재 영입 등을 통해 대대적인 물갈이를 시도, TK에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무소속 돌풍과 함께 선거로 인해 민심이 갈라진 곳이 적지 않아 선거 이후 당선자와 낙선자 모두가 민심을 하나로 묶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선거 이전 발생한 갈등의 골이 선거 이후에도 메워지지 않을 경우 지역발전의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안동시장 등은 공천과정에서부터 선거운동 기간 내내 갈등이 계속된 대표적인 곳이다.

지역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정치판 싸움은 화해하기 어렵다고 하지만 단체장 후보에 나선 인물들은 모두 결과에 승복하고 민심화합을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에선 무소속으로 당선된 기초단체장의 경우 한국당에 복당하거나 TK의원들이 먼저 손을 내밀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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