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와 광주시가 공동으로 3억원의 달빛내륙철도 건설 사전타당성 조사 용역 예산을 편성해 연구용역 계약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2016년 1월 대구에서 열린 영호남 시도지사 회의에서 달빛고속철도를 주요 의제로 다루면서 추진됐던 달빛내륙철도 건설이 우여곡절 끝에 용역 추진에 들어가게 됐다. 영호남의 교류촉진과 경제의 동반성장을 위한 프로젝트로 추진된 이 사업은 이로써 첫 걸음을 내딛게 된 셈이다.

2016년 6월 발표된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2016∼2025년)에서 달빛내륙철도 건설은 추가 검토사업으로 지정되면서 사실상 정부사업에서 후순위로 밀려났다. 당시 4조원이 넘는 사업비가 투자되는 국비 사업으로 정부의 부담이 적지 않았을 것이란 짐작이다.

그러나 새 정부 들면서 상황은 많이 달라졌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 사업인 데다 문 정부의 정치 기반인 광주지역을 연계하는 사업으로 정부와 여당이 쉽게 외면할 처지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 사업은 대구와 광주 두 자치단체가 의지를 갖고 추진하는 사업이란 점에서도 사업의 무게가 실린다. 대구와 광주는 이미 달빛동맹이란 이름으로 민간교류와 협력분야에서 상당한 상생의 관계를 시작했다. 5·18기념식 참석과 2·28 민주운동 기념식 참석 등 양 지역 인사들의 상호방문과 같은 동서화합이 몇 년째 진행되고 있다. 이를 통해 양 지역 간 경제동맹의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수도권에 맞서는 영호남 광역경제권 구축에 대한 공감대가 점차 넓혀지고 있어 달빛내륙철도에 대한 관심도 커질 수밖에 없다.

이제는 달빛내륙철도가 통과하는 지역의 단체장들이 모여 달빛철도 건설 추진협의회를 구성했다. 협의회는 실무자 중심으로 공조방안을 논의하며 조속한 추진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서도 발표한다고 한다. 지역의 관심도가 그만큼 커진 것이다.

달빛내륙철도 건설 사업은 광주-담양-순창-남원-장수-함양-거창-해인사-고령-대구까지 191km를 1시간대에 주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사업은 앞으로 넘어야 할 관문도 많다. 첫 걸음인 용역사업에서 단추를 잘 끼워 이 사업이 정부사업으로 확정을 받는데 심혈을 쏟아야 한다. 이 사업은 당초 용역 예산 반영조차 쉽지 않았던 사업이다. 지역의 여론을 바탕으로 가까스로 용역비가 살아났지만 사업의 실효성을 제대로 평가받는 데는 한계점이 있다.

달빛내륙철도 건설 사업은 비용대비 편익(B/C) 점수가 높지가 않다. 경제성으로 따질 경우 또 추가 검토사업으로 밀려날 수도 있다는 해석도 된다. 그러나 이 사업을 단순히 경제성만으로 논의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지역균형발전과 국가 정책적 목적에 비춰보는 것이 중요한 때문이다. 첫발을 내디딘 달빛내륙철도가 양 지역의 지혜를 모아 성공의 씨앗이 될 수 있게끔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