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퓰리즘(Populism)은 1890년 미국의 양대 정당인 공화당과 민주당에 대항하기 위해 생긴 인민당이 농민과 노조의 지지를 얻기 위해 경제적 합리성을 도외시한 정책을 표방한 것에서 유래했다. 그러나 포퓰리즘이 합리성을 결여한 대중 인기영합 전략이면서 실제로 권력을 거머쥐는 데는 이만큼 약발이 받는 정책도 드물다. 대중은 논리나 합리성보다는 당장 자신의 이익이 더 중요한 때문인지도 모른다.

포퓰리즘으로 정권을 잡은 나라도 많다. 지금도 포퓰리즘이 먹혀들어 특정 정당이 정권을 잡는 사례는 여전히 있다. 이탈리아도 최근 반(反) EU 성향의 포퓰리즘 정부가 들어섰다. 새 정부는 한국 돈으로 3천조 원에 달하는 국가채무에도 나랏빚을 줄이기는커녕 선심성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외국의 자본이 속속 빠져나가는 데도 국민은 손뼉을 친다. 유럽 금융시장이 공포에 빠져들고 있는데 이탈리아 국민만 모르는 것 같다.

아르헨티나는 선심성 정책의 대표적 실패 국가다. 국제통화기금(IMF)의 단골이다. 최근에 또다시 아르헨티나는 500억 달러의 구제 금융을 받았다. 중남미 국가들이 수난이다. 베네수엘라에 이어 니카라과의 오르테가 정권이 위기에 몰렸다. 전형적인 포퓰리즘 정책으로 높은 국민적 지지를 받던 니카라과는 포퓰리즘의 부메랑으로 유혈사태까지 빚어지고 있다고 한다.

6·13 지방선거에도 장밋빛 공약(空約)이 판을 치고 있다. 17개 광역단체장 후보가 공약으로 제시한 일자리가 모두 합치면 256만 개에 달한다고 한다. 4월 현재 우리나라 실업자 수 116만 명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후보들이 말 한대로 일자리가 만들어진다면 국가 최대 고민인 청년실업 문제는 아무 걱정할 필요가 없다. 무상교육, 무상 수학여행 등 후보마다 내건 공짜 시리즈도 가관이다. 전국 자치단체의 재정자립도가 겨우 50%를 넘는 수준인데 재원 대책 하나 없이 그들은 공약을 남발한다. 유권자가 꼼꼼히 따져야 한다.

국민이 정신 차려야 한다. 자칫하면 우리 세대는 물론 후손까지 불행해질 수 있다. “공짜 좋아하다 망하지 않은 나라 없다”는 말 새겨 들어야 한다.

/우정구(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