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급변하니 정신이 혼란스러울 때가 많다. 사람의 미음이 변덕을 자주 부리면 조변석개(朝變夕改)한다고 한다. 요즘 세상이 조변석개같은 세상이다.

대마초의 합법화 논의가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마약류로 분류돼 우리에겐 매우 부정적 이미지의 대마초가 금세기에 와서는 개인의 선택적 권리에 맡기자는 분위기가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마리화나로 불리는 대마초가 미국에서는 이미 9개 주가 기호용으로 사용을 허용하고 있다. 의료용으로 합법화가 된 주는 29개 주에 달한다. 최근에는 캐나다 상원이 마리화나 합법화 법안을 가결했다. 18세 이상이면 누구나 개인 용도로 최대 30g까지 소유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G7 국가 중 최초라 한다. 남미 등 일부 나라에서는 이미 상당기간 전부터 마리화나가 우리처럼 부정적이지 않다. 일부에서는 마리화나 제품도 출시되고 있다.

대마의 잎과 꽃대 윗부분을 건조시켜 담배 형태로 만들어 판 것이 마리화나다. 196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주한 미군부대 기지촌 중심으로 대마초 흡연이 성행했다고 한다. 1970년도 습관성의약품 관리법이 제정되면서 본격적으로 규제됐다. 우리나라에선 유명 연예인이 간혹 이를 즐겨 피우다 신세를 망치는 경우는 종종 있어 왔다. 아직도 엄격하게 관리하는 나라다.

그런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4월 의료용을 위한 대마법 개정을 촉구하는 시민단체 집회가 국회 앞에서 열렸다. 대마와 관련한 합법화 바람이 우리라고 예외가 아닌 것같다. 대마의 합법화를 주장하는 논리는 간단하다. 대마의 환각성, 중독성, 건강 유해성, 범죄나 사건을 유발할 가능성 등이 법으로 규제해야 할 만큼 심각치 않다는 것이다. 술과 담배보다 유해성이 적으면서 규제를 받는 것은 모순이며, 개인의 선택권 침해라는 논리다. 더 많은 논의가 진행돼야 하겠지만 어쨌든 합법화 논의는 확산일로에 있다.

엄격한 사회적 규범도 공동의 이익을 위한 구성원의 동의가 있다면 바뀌어 지는 것이 현실이다. 마약이냐 기호품이냐도 따지고 보면 인식의 차이일뿐이다. /우정구(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