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19세 포함)~40대를 중심으로 TK(대구·경북) 젊은이들의 정치적 성향이 큰 폭으로 변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보수정당을 지지하던 지역표심이 자유한국당을 속속 이탈하면서 민주당 지지세가 무섭다. 민주당 일당독식 체제가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측되는 호남민심과 사뭇 다르다. 이번 선거를 통해서 TK민심이 어떤 변곡점을 만들어낼 지 예측이 불가하다. 오늘은 어제의 결과물이다. 기성 정치인들이 대오각성하고 거듭나는 계기가 돼야 한다.

급변하는 민심은 경북매일이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달 24일부터 최근까지 진행해온 경북지역 광역·기초단체장 여론조사 결과에서 확연하다. 한국당의 정당지지율은 37.8%로 민주당 33.8%와 4.0%포인트 차에 불과했다. 지난 1월2일 여론조사에서 한국당 47.2%, 민주당 25.0%로 두배 가까웠던 지지율 격차는 불과 5개월 남짓 사이에 현격하게 줄었다.

우선 20대(19세 포함)와 30대는 민주당 후보 지지율이 높았고, 40대는 양 당의 지지율이 비슷했으며, 50대와 60대 이상은 한국당을 지지하는 비율이 훨씬 높았다. 지난달 25일 공표된 포항시 여론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타났다. 한국당은 정당 지지율에서 37.7%로 35.9%의 민주당에 간발의 차로 앞섰다.

이 같은 TK지역 민심이동은 최근 남·북 평화분위기 조성과 함께 북·미 정상회담 성공가능성이 높아진 것이 가장 큰 변인이다. 청년실업으로 미래 없는 삶을 살고 있는 젊은 세대들이 남·북·미 관계 회복으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됐다는 분석도 있다. 여기에다 최근까지 민심과는 거리가 먼 발언을 잇달아 쏟아낸 한국당 홍준표 대표에 대한 반감도 한몫했을 것이라는 게 지역 정가의 분석이다.

호남지역에서는 광역단체장·기초단체장 및 교육감 선거 모두 두각을 나타내는 후보들은 민주당이다. 자유한국당은 민주당 기세에 눌려 호남에서 20년 만에 단 한 명의 광역단체장 후보도 내지 못했다. 민주당 소속 무투표 당선자가 광주·전남 14명, 전북 10명에 달하며 독주를 가속화하는 모양새다. 민주평화당이 유일한 대안세력을 자임하고 있지만 민주당 쓰나미에 역부족이다. TK지역의 민심 변화는 밖에 나가서 못난 짓만 거듭하는데 화가 난 부모가 제 자식에게 회초리를 든 형국으로 이해된다. 잘못을 깨닫고 거듭날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 말고 다른 해결책은 없다. 지역의 기성 정치인들이 또 다시 지역감정에 불이나 질러보려는 케케묵은, 나라와 지역을 말아먹을 모사(謀事) 따윌랑 일절 접어야 할 것이다. 진정 뉘우치는 자식에게는 기꺼이 품을 내어주는 어버이의 심사를 믿고 정말 뼛속까지 내용적으로 달라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