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창 한국
“현재 안동시 580억 부채
허위사실 공표”
권영세 무소속
“금융기관 차입금 상환 의미
시민편의 위한 것”

안동시장 선거에 출마한 자유한국당 권기창 후보와 무소속 권영세 후보가 ‘부채’와 ‘채무’라는 용어를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지방재정에서 빚은 ‘채무’와 ‘부채’ 두 가지로 나뉜다. ‘채무’는 지방채증권, 차입금과 같이 날짜와 금액이 정해져 있는 빚이다. 반면 부채는 채무를 포함해 미지급금, 퇴직급여충당금 등 금액이 정해져 있지 않거나 예측하기 어려운 비용이다.

안동시가 지난해 말 ‘안동시, 예산 1조원 최초 달성, 채무 제로’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고 민선 5기 출범 당시 넘겨받은 채무 206억 원과 민선5기에 발행한 지방채 196억 원, 민선 6기 안동터미널 지하주차장 건립을 위해 발행한 90억 원 등 총 492억 원을 모두 상환하고 ‘채무 제로(Zero)’를 선언한 바 있다.

논란은 권영세 후보가 선거 현수막과 플래카드, 공보물에 ‘안동시 부채 완전 청산’이라는 문구를 사용하면서 시작됐다.

한국당 권기창 후보 측은 4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권영세 후보의 ‘부채 완전 청산’이라는 주장은 완전히 날조된 허위사실”이라며 “현재 선관위에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권기창 후보 선거대책위는 지난달 31일 안동시가 발표한 ‘안동시 2017회계년도 결산심사 의견서’를 근거로 제시했다.

권기창 후보측의 금용태 선거대책위 공동위원장은 “결산심사 의견서에 따르면 2017년도 안동시 부채는 유동부채 104억 4천200만 원, 기타 비유동부채 475억 6천만 원으로 현재 안동시 부채는 총 580억 200만 원”이라며 여전히 부채가 수백억원 임을 강조했다. 이어 “현직 시장으로 재직하던 2017년 말부터 채무제로 선언을 했지만 사실상 채무인 부채가 남은 상태에서 채무 제로라고 홍보함으로써 2018년도 지방선거를 위한 일종의 ‘치적 내세우기’라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권영세 후보 측도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일반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부채는 채무와 같은 의미로 쓰이고 있어 부채 제로(라는 방침)에는 변함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공약 중 ‘부채 완전 제로’의 뜻은 ‘금융기관에서 차입한 차입금을 다 상환했다’라는 의미”라며 “시민의 편의를 위한 것으로 시민을 속이기 위한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특히 “상대 후보 측에서 회계의 법률적, 학문적 용어에 너무 집착해 갚아야 할 빚이 아닌 유동부채와 기타 비유동부채 등을 부채라고 규정하는 것은 행정용어를 몰랐거나, 알았다면 시민들을 선동하기 위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평가절하했다.

한편,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전국의 지방자치단체가 너도나도 ‘채무 제로’를 선언했다. 이를 통해 시민들에게 ‘재정 건전 도시’라는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하지만 채무 제로가 곧 빚이 한 푼도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전문가들은 지자체들이 채무 제로를 선언할 때 부채 규모를 정확히 알려 재정 상태를 명확히 알려야 한다고 당부하고 있다. 안동/손병현기자

 

    손병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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